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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드디어.... 그러나 괜찮아졌다.
    나의 글 2013. 5. 3. 20:25

    오늘(음력 3월 24일)은 남편이 떠난 후 1년이 되는 진짜 제삿날이다.

    작년엔 3월 윤달이 있어서 1년 하고도 20일이 지난 후가 되어서야 .....

    양력으로 기억하기가 수월해서

    4월 그 때는 남편의 친구 부부들과 추모공원엘 갔었고,

    정작 오늘이 진짜날인데 나라는 사람 너무도 담담하다.

     

    지난 주에는 남편의 몫으로 건축헌금도 해 두었고,

    오늘 오전엔 10시 성당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미진하지만 아내의 역할은 여기까지가 최선이라 여겼었다.

     

    오후 들어 나는 다시 마음이 바뀌면서

    마트에 들러 수박이며 나물 거리를 주섬주섬 챙긴다.

    간소하게 맛난 음식이라도 해 놓을까 하고....

     

    "엄마, 할머니가 할머니 집으로 오래요. 고모하고 밥이나 먹자고...."

     

    큰 아이의 전화 목소리, 

    예전처럼 나는 핏대를 세우며 화를 내지 않았다.

    "우리끼리 조용히 지낸다고 하지!  아니다.  너희 맘 가는대로 해라.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밥이라도 올려 주고 싶은 건 할머니 몫인 것 같다.

     그것까지 내가 다 해 버리면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

     잘 하고 와."

     

     내 안타까움이 전부라고 고집 부릴 것도 없었다.

     모든 걸 다 내 선에서 해결하리라는 독선도 내려놓았다.

     누군가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미뤄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어쩌면 그 사람이 편한 쪽으로 마음을 분산시켜 주는 지도 몰랐다.

     오늘 따라 유난히 바쁘게 내 일이 많았던 것을 미루어 본다면....

     내가 일을 하든 안 하든 지켜보는 사람도 없는데

     여전히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 나,

     

    서로가 만나면 불편할 것 같아

    결국 첫 제사를 이런 모양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별 도리가 없다.

     

    원칙은 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이 진심으로 흐른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면......

     

    1년 전, 내 마음은 1년 후  모습이 어떨지 정말 두려웠었다.

    또 다시 떠들썩하게 폭풍우가 일지는 않을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예상했던 만큼의 갈등도 사라지고

    순조로운 하루가 지나고 있다.

     

    지금쯤 나의 아이들과 어머니는 애틋한 마음으로 마주 하고 있을테지.

     

    그렇게 저렇게 특별한 날은 눈물바람을 피해 좋은 방향이기를....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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