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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살아가는 법나의 글 2013. 4. 19. 18:23
칠십이 넘은 분이 대형 화물차에다 물건을 싣고 오셨다.
작년 3월 말에 오시고 1년 만이니까 그 이후의 일이 궁금했던지
"바깥 분은 어떻게 되셨고?"
- 그 때 얼마 안 가 돌아가셨어요.
"재수가 없었구만, 제 아무리 몸 관리를 한다 한들 운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거야.
결혼 할 때, 상대방의 명도 봐야 하는 건데...."
나이 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 그렇지는 않을터인데
오늘 이 분은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위로는 다 끄집어 내
짠한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나는 정말 괜찮아졌는데 말이다.
물건을 옮겨 실을 직원들이 마침 있었어야 했는데
시간이 일러 기다리시랄 수도 없고
천천히 밖에다 내려주십사 부탁을 했다.
칠십이 훨씬 넘어서도 일을 하던 끝이라 놀지 못한다는 분,
우리 남편도 살아있었다면 저렇게 부지런했을 것을.....
산뜻한 봄날씨에 머쓱하게 우울을 몰고오다니,
아저씨와 함께 짐을 나르며 몸이라도 혹사시키면 좀 나을까?
우두커니 있으면 뭐하나.
어느 정도 내려 놓고는 아저씨가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단다.
"여기 까지도 고마운 걸요. 감사합니다."
영수증을 건네 주며 만원짜리 두 장을 함께 드렸더니 안 받겠다고 저 만큼 달아나는 걸
기어코 트럭 운전석 안에다 밀어 넣고 뛰어 왔다.
아저씨가 내 등 뒤에다 소리친다.
"신랑도 없는데 이걸 어떻게 받느냐고, 나 먹고 살만한 사람이야. 돈 많이 버슈.
사람이 왜 이리 착한 거야."
"아저씨 정말 감사해서 드리는 거예요. 저도 먹고 살만 해요. "
자식의 나이가 40이 훨씬 넘었고,
이젠 마음의 여유로 세상을 살아가는 분이 바라볼 때
나같은 사람은 참말 안타까운 대상이었던 게지.
출발한지 한참 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내가 이 돈을 어떻게 받누? 마음 아파서.... 하여튼 건강하게 잘 살아요."
- 아저씨 감사합니다.
너무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는데
그 분 때문에 괜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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