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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따뜻한 나물
    나의 글 2013. 3. 25. 18:17

    봄이라고 해가 많이 길어졌다.

    여섯시가 훨씬 넘었어도 해가 남아 있는 걸 보니

    매서운 꽃샘추위가 가끔씩 겁을 주어도

    끄떡없는 봄은

    제 길 재촉을 멈추지 않았던가 보았다.

     

    나 또한 그리 살아야 할텐데.....

     

    어머님이 무쳐서 보낸

    미나리 나물과 미역줄거리 볶음에 노오란 속배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었다.

     

    젓가락에 집히는대로 우적우적 입 속으로....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남편 잃은 고두심의 넋두리와 함께

    내 넋두리도 떠나 보내고 싶었다.

    큰 아이는 심란하고 우울한 드라마를 왜 보고 있느냐고 나무랐지만

    그 잔소리가 싫다.

     

    어제 한바탕 다툼의 끝이라 어색한 큰 아이와 나 사이에

    적막이 흘렀지만

    무겁게 들고 온 고추장 한 병과 나물 등등을 펼쳐 보이며

    "엄마 먹어봐. 맛있어."

    애써 엄마를 시험에 들게 한다.

     

    어머님의 깔끔하고 담백한 나물무침이 미안할 정도로 너무 맛이 있었다.

    맛있으면 안 되는데 왜 이리 맛이 있을까?

     

    내게도 곧 봄이 오려는 걸까?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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