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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을 듯 슬픈 자리는
이제 커 가는 아이들과의 갈등 뒤로 물러섰다.
한 아이가 소리 없이 늦은 귀가로 속이 타는데,
다시 다른 아이가 늦도록 소식이 없다.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 TV 채널 이곳 저곳을 꾹꾹 눌러 본들
네모난 화면 속의 그림은 너울너울 소음으로
들리는 귀와 눈을
혼란으로 몰아가기만 더할 뿐이다.
내게 펼쳐진 영역은 아이들과 일,
그 이상의 어떤 것도 허용할 수 없어
우선이라고 해두는 지금,
이로부터 영원이 될 수도 있을 외로움이 친구려니
그럭저럭 한평생 살아내겠구나 자만했었다.
내게 있던 웃음 하나 빼앗아 갔으면
이제 남은 외로움만 어떻게든 치유하면 되게 할 줄 알았다.
가끔씩 낭떠러지에서 고꾸라질 공포가 올 것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니 이런 무지할 데가....
외로움이나 공포가 다르면서 같은 몫인 것을
그저 무작정 최선을 다해 살려고만 했을 뿐,
가슴 저 밑에서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이런 젠장맞을 안개속 지루함 따위에 숨 막힐 줄은.....
슬픔의 끝에 평화가 올 줄만 알았지
고난의 수고를 치뤘으니 상이라도 받으려 했나?
무모한 욕심이 삶을 지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왜 이제사 깨닫는가.
내 앞에 펼쳐진 터널의 끝이 언제 끝날지는 마음에서 알아차릴 일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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