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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 일..... 덕분에나의 글 2016. 2. 26. 11:41
덕분에,
나로 인한 주변이 환하게 웃음꽃이 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덕분에,
"양 보다 질을 따지는 일에 아직 서툴더라도
세인엄마는 이제 고급진 것을 택해도 괜찮잖아.
난 싼 것을 써야 하지만 ....
세인 엄마 손은 정말 커. 엊그제 오곡밥과 나물 해 온 것 보고
이 놈의 엄마가 두 식구 살면서 도대체 음식을 얼만큼 한 거야?
그랬다니까?"
- 그래. 살아온 습관은 무시 못하겠어. 조금 하려 해도 푹 퍼 넣게 되고....
그리고 누구 줄 사람 없나, 생각을 하게 돼.
"세인 엄마, 지금처럼 사는 것 참 좋다. 옛날 생각하면 정말 싫잖아."
- 그렇지. 어떤 비교를 한들 지금이 훨씬 낫지. 그럼 된 거야.
- 된장에 양념한 깻잎 한번 먹어 볼래? 성당 엄마 한 분이 한 통 사 왔길래.
그리고 이것 저것... 은영엄마는 일을 해야 하니
해 줄 수 있는 시간되는 사람이 ...."
은영 엄마는 일일이 반찬 뚜껑을 열어 보면서 마침 잘 됐다.
그 때도 정말 잘 먹었어. 그리고 빈 통 여기.....
고마운 것은 그녀가 아니라 내가 더 한 걸.
고마운 마음은 혼자서 일방적일 수 없는 것이다.
둘러 보니 온통 덕분인데.
왠 놈의 음식을 이리 많이 해쌌느냐고 해도,
질보다 양의 탓으로 가끔씩 설사가 난다 해도,
그래서 냉장고를 텅텅 비워 두라 해도,
여자이면서 어쩌다 무뚝뚝한 대답이 놀림감이어도
쉰 목소리로 변한 것 또한 언제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도
어찌 보면 그 이면에 작은 핀잔이 깃들었어도
스스로를 인정하면 케세라세라.
어머님의 말마따나 난 지금 참 잘 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듣던 중 좋은 이야기는 오래도록 간직해도 괜찮다.
쓸데없는 고집 내세우지 말고,
지금처럼 좋은 날은 내일엔 기약할 수 없으리니.
2016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