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옹가네 김장매트가 이제사 도착했습니다.
진작(11월 8일)에 주문을 했었는데, 김장철이라 배송지연이라 그러려니.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사과 한 쪽 입에 넣으려는 찰나,
경비 아저씨의 호출,
"엘리베이터 앞에 놓을테니 내려와서 가져가세요."
- 네.
주섬 주섬 바깥에 나갈 때 옷차림으로 바꿔 입는 걸 눈치 챈 초롱이,
나 보다 먼저 뛰어 현관 앞에서 대기 중입니다.
그렇잖아도 '나가자' 할 판인데.
집 떠날 때,
만에 하나 늦을지 몰라 켜 놓은 책상 위 스탠드 불 빛으로
식구 중 하나인 너를 기억하고,
서둘러 돌아올 이유 또한 네가 된 것은 소중함을 깨달은 이후부터입니다.
그런데 우려와는 달리 동식물은 밤낮을 구별 못한답니다.
조금 전 라디오에서 들으니....
재빨리 엘리베이터에 오른 초롱이는
바깥 바람 냄새가 벌써부터 올라오는지 킁킁 대며 바닥을 훑습니다.
1층 문이 열리고, 바로 앞에 택배 박스가....
이왕 나온 김에 한 바퀴 돌자.
한 계단 내려서 벽에 바짝 붙어 흔적을 남기고,
신나게 앞으로 전진하는 초롱이를 보면서
아! 살아있다는 것은 이렇게 황홀한 일이구나.
50여년을 살아올 동안 꿈틀대는 동물 중 어느 것도 만진 기억이 전무한 나는,
뭇 이들의 그 모습을 기이하게만 여겼던 나는,
차근 차근 스스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어지고 그것이 참 좋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날,
그럼에도 스스로 정해 놓은 버킷 리스트를 넘치도록 채운 느낌이었던 날,
피곤이 밀려 왔습니다.
10시에 시작되는 드라마를 재밌게 보자고 안방 TV를 켜고,
긴 기지개를....
무엇보다 동반자가 옆에 있다는 건 고마운 일입니다.
2015년 1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