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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상!
    나의 글 2015. 11. 19. 12:13

     

    가수 조영남은 비호감이지만, 그의 노래 '모란 동백' '사랑 없인 못 살아요'는 좋다.

    그리고 '그대 그리고 나' '꽃이 피는 날에는'을 부른 소리새,

    언제 들어도 좋은 유익종의 노래는 두 말 하면 잔소리고,

    그 보다 옛날 노래, 이난영의 '해조곡'도 마음 정리 할 때 좋은 노래다.

    아버지께서 즐겼던 노래였지. 아마도.

     

    어쩌다 요즘 노래 중 들을 만 한 것 있나 찾다가

    나의 인내력은 견디지 못해,

    이내 익숙하게 꽂힌 곡으로 뉴턴을 하고 만다.

     

    잘 모르는 것은 적응하기가 일단 불편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이면 집에서 한바탕 1막을  끝내고,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중독에 가깝게 컴퓨터의 전원을 켜면서

    즐겨찾기의 You Tube 음악으로

    내 공간에서의 2부를 시작한다.

     

    믹스 커피 한 잔을 숙제처럼 마시고,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작정하고 끝을 내려다 만 수필집의 페이지는 어제에서 멈춘 채,

    새벽부터 할 일이 참 많았다.

     

    깨어 나 보니 네시 반, 

    근래 들어 잠이 짧아졌다. 일컬어사람들은 잠의 질이 안 좋아졌다라고들 표현을 한다.

    어쩜 그리 잘 지어냈는지....

    나이 들어가는 일은 점쟁이처럼 나중을 적잖이 예측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호들갑 떨며 놀랄 일이 별로 없다는 것, 그래서 점점 더 단순해진다는 것.

    그럼에도 다시 젊었을 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할리스 커피점의 2016년 다이어리(커피 일곱 잔을 마시면 주는) 좀 구해 줄 수 없냐는

    둘째의 간곡한 부탁으로 승호에게 문자를 했었다.

    "공사 중이라 집에 들러 밥 먹었어요"

    - 반찬도 없었는데...

     

    밥통의 밥도 며칠 된 것이고, 새 반찬은 더더욱 없었을 터인데

    마음이 짠했다.

     

    그래서 시장에 들러 연근도 사고, 우엉도 사고, 시금치 등등을 ...

    손 맛이 있을 때, 먹겠다는 사람 있을 때,

    부지런함은 발동이 걸리곤 해.

     

    어쩜 이런 현재가 가장 행복한 시점일지도 몰라.

    지금으로부터 먼 후일에 기분 좋았던 날을 꼽자면 말이다.

     

    나름 정성껏 시금치 나물을 무치고, 지난 밤 해동시켜 둔 갈비를 다시 익히고,

    연근조림, 우엉조림, 배추김치, 달랑무김치, 아욱국.

    이 정도면 먹을만 하겠지.

     

    우리 식대로 신문지 두 장을 식탁 위에 포개서 깔고,

    뚜껑 있는 반찬통의 음식들을 줄 세워 놓았디.

    오자 마자 먹기 쉽도록.....

     

    마음이 푼하다.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은 쓸모가 여전한 나여서 더더욱 기쁘다.

     

     

    2015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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