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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 것에 대하여....나의 글 2015. 11. 4. 10:48
멀어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그리고 자꾸 잊혀지는 것에 대하여....
나는 왜 이런가, 속상해도 말기를...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란다.
오래 간직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듯이.
지나간 어제는 미련 없이 떠나 보내는 마음으로
그렇게 어느새 11월이다.
다가 설 만큼의 간격을 지킨 사랑은
조금만 더 오래였으면 좋겠다.
피고 지는 꽃처럼 한 자리에서 다시 살 순 없어도
가지 친 인연들이 낯설지도 말고,
너와 나 되어 함께 가는 여정.
그림 같은 세상이겠지만, 이제 그렇게 살고 싶다.
노인요양병원 휴게실에서
옹기 종기 모여 앉은 할머니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귀기울여 보았다.
"아! 글쎄 내 옆에 있는 이는 냄새 나 죽겠어. 나는 한 번 밖에 안 싸는데 세 번 씩이나..."
- 그래, 그래.
89세의 두병애 어머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시던데.
"집에 가고 싶어. 하루 종일 지루해 죽겠어. 내 방에 다섯 명이 있는데,
다들 벙어리들이야. 나만 멀쩡해. 말할 사람도 없고...."
벙어리라 함은 종일토록 눈도 안 뜨고 누워만 있는 분들을 일컫는 말이니,
내가 왜 이 곳에 있어야 하는지 자존심이 약간 상하단 말씀인 것을.
그럼에도 우리가 답으로 해줄 수 있는 말은,
"집에 가면 안 돼요. 이 곳은 의사도 있고, 물리치료사도 있고,
복도에 오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 이 곳이 제일 안전한 곳이예요."
- 그래!
집으로 오는 내내 왜 이리 기운이 없는지,
지난 며칠동안 이런 저런 일로 무리한 탓도 있지만
병원이란 곳은 사람을 참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린다.
2015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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