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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로 또 같이.....
    나의 글 2015. 9. 30. 14:11

    셋이서 그 길을 가며 무슨 얘기를 나누었을까?

     

    아빠에게로 가는 길.....

     

    애써 묻지 않았다.

     

    알아서 챙길 줄 아는 마음이 훌쩍 커 버린 아이들.

     

    외로움을 남의 탓이라 여기지 않게 된 것도,

    무조건 함께여야만 회복이 빠를 것이란 안개속 불투명함에서

    스스로 거두어 낸 슬픔이야 말로 진정으로 값진 것.

     

    '고모네 아빠가 아니라, 우리 아빠인데 왜 그리 집착을 하느냐......

     고모와 함께 시간 맞추지 않더라도 알아서 할 것이니 .....

     언제까지 누가 더 오랫동안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지

     내기 할 것도 아니고, 강요도 말고, 이제부턴 각자 알아서....  '

     

    아이들이 내린 결론을 듣자니,

     

    명절 전 한바탕 소동이 있고 나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된 일은

    모두에게 다행스런 결과였다 했다.

     

    함부로 구속할 수 없는 마음인지라,

    강요해서는 안 될 것들이 얼마나 많더냐.

     

    구경꾼이 되어 바라보는 입장에서 안쓰러움이 왜 없겠느냐만,

    원망이나 미루는 법 없이 내색도 않고, 씩씩한 녀석들이다.

     

    "할머니가 고모네로 갔으니까 우리도 거기 갔다가 

     큰 고모가 온다길래 나왔어요. 거기 오래 있으면 뭐 해요.  판교 와서 우리끼리 영화보고 ....."

     

    어수선한 냉동실 음식물을 꺼내어 정리 하면서,

    이것 저것 묻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오늘 이 무사함에 모두 생략이다.

     

    따로 또 같이 사는 삶이어도, 

    애틋한 마음이 식지 않는 한 언제나 함께 있는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며 가자.

     

    "잘 다녀 왔어요? 도로에 차는요?"

    - 하나도 안 막히대. 쭈욱 둘러 보니 수십 년이 지난 묘지는 찾아오는 이도 없는듯 해.

      그렇게 점점 옅어지는 것이지. 누구나 처음에는 큰 충격이어도....  그게 인생 아닐까?"

     

    할 일을 다 해 놓고 마주 한 저녁은 그래서 평온했다.

     

    어긋남 없이 그저 순리대로, 저벅저벅 .....

     

    가끔씩 애맨 소리 독하게 들릴지라도 단단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가자.

     

     

    2015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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