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 병원 웰빙센터,
도착한 시간은 오후 네시였다.
종합검진 중에 수면 내시경이 있으니 필히 보호자 동반이라고
귀찮게 자꾸 말한다는 그의 얼굴이 떠올라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대기실에 들어서자 마자 간호사에게
"** 씨 검사 다 끝났나요?"
- 예. 지금 회복실에 계시니 좀 있으면 깨실 거예요.
환자복을 입은 그가 부시시한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약간 휘청이기도 하면서....
"약이 작년보다 쎈 듯 해."
- 당연하죠. 나이가 더 들었는데..
간호사는 보호자인 내게 이상 증세는 없고,
대장에서 아주 작은 용종을 떼어냈노라 설명을 했다.
가실 때는 운전하지 마시고, 앞으로 삼일 동안 기름끼 있는 음식도 삼가라면서.
지하 죽집에서 전복죽을 포장해서 가져가기 위해 기다리는 중,
둘러 보니 혼자 온 이는 하나도 없는듯 했다.
바쁘지도 않는데 귀찮아 했다면 얼마나 섭섭했을까?
내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일 중 가장 잘 한 일.
정말 그랬다.
은영엄마로부터 얻어 온 소곡주 됫병을 전어회와 함께
기분 좋게 따라 마시고 홀가분한 얼굴이 된 그.
행복해 보였다.
2015년 9월 22일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9월 24일~ 9월 28일 자유 (0) 2015.09.29 ㅠㅠ 엄마랑 가고 싶은데.... (0) 2015.09.23 젊은 그들..... (0) 2015.09.21 그 먼 길을.... (0) 2015.09.18 가을 오후! (0) 2015.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