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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들.....나의 글 2015. 9. 21. 11:12
되새김질 되는 슬픔일랑 이만.......
세월이 저만큼 먼저 달려가는 이치를 깨닫게 되면
언젠가 우리도 떠나갈 사람임을 이내 알 것이니.
모르는 이에게 주입식 교육을 하듯 아무리 일러 준들
깨우칠 수 없을 무지를 어찌해야 할지...
자기만의 고집과 생각에 앞뒤 아무 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게 맞다면,
그 또한 삶의 방식인 것이다.
엄마는 참 많이 달라서 그대로 주저앉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꽤 많았는지도 모른다.
우리의 앞 날을 위해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옅어질 것을 기대했지만,
더 부여잡고 잊지 않으려 애쓰면 쓸수록 떠난 사람이 돌아올까?
그렇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약함이라 해 두자꾸나.
하지만 다 큰 얘들을 앞에 앉혀 놓고, "애비없는 너희들이 불쌍타..."
그만 좀 했으면 좋겠는데.....
명절이 코 앞이니 마음 둘 데도 없으니 오직 아이들에게만 꽂혀서
그래서 적당히 내가 피해 주었건만, 지나친 집착으로 비롯된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자신들의 허전한 마음을 이 방식으로 밖에 할 줄 모르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자 해도 도저히 안 되는 사람은 할 수가 없음을....
아는 사람이나 씩씩하게 나아가야지. 할 수 없다.
스스로 깨닫기 전에는 ......
지난 토요일, 양꼬치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승호와 여자친구, 아녜스 부부, 수련이, 그리고 우리.
다빈이는 공부해야 하니 그냥 두고,
세인에게도 의향을 물었으나, 묵묵부답이기에 마음이 있는 사람만.
이 자리에 내가 끼어도 되는 자린가?
저녁식사를 끝내고 2차로 근처 술집에서 각자 취향에 맞는 술을 시켜 놓고 한 마디씩 하는데
서먹한 마음은 다들 마찬가지였단다.
한달 여 전에 아버지를 떠나 보낸 아녜스 남편도, 수련이도....
마찬가지로 얼마 전 아주 친한 친구를 잃은 승호.
슬픔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쉬 떠날 수도 있는 것.
단순한 생각만으로 살아가자. 그러면 좀더 수월하다.
젊은이들끼리 터 놓고 이야기 하라고 우리는 다른 자리에 있었다.
까페의 여 주인은
"십여 년 전 우리 집에 처음 손님으로 오셨을 때, 사장님은 영낙없는 농부 같았어요.
밭에 농사 짓고 오는 길이라고....
제일 잘 하는 욕이 무언 줄 아세요. '좋은 소리 하고 있네! 맞죠.'
이 동네 가게는 안 팔아 주신 곳이 없어요. 동네 장사가 잘 되어야 한다고...."
- 그렇잖아도 아침에 나오는데 과일 트럭에서 사과하고 포도를 샀어요.
무조건 팔아줘야 한다면서.
그는 어딜 가나 좋은 사람이다.
지들끼리 나누는 소통의 자리가 그럼에도 즐거웁기를 ,
나에게만 아픈 일이 있는 것이 아님을,
그래서 우리끼리 다독이며 또 새로운 인연 아름답게 승화시키기를....
"우리 마치 오늘 성당에서 피정온 것 같다."
- 맞아요.
아녜스의 남편은 "앞으로도 형제처럼, 오빠처럼, 동생처럼 인연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아버지의 부재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그,
우리도 그랬었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니 힘내.
말이 통하는 젊은 그들이 참 좋았다. 게다가 우리 수련이의 씩씩함이 얼마나 기특하던지....
2015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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