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주 내리쬐는 볕이 어찌 이리 따가운지,
하도 눈이 부셔서 운전 하는 내내 갈짓자로 헤매이면서도
투정할 수 없었던 건
이 좋은 계절 가을을 아껴 써야 한다기에......
계절이 바뀌고 바람소리가 스칠 때마다 쌉싸레한 먹물처럼 상쾌하다.
가깝든지, 멀든지 날마다 길 떠나는 마음 속엔
그럭 저럭 그리움을 품어 그런가, 꽤 괜찮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정리하면서 사는 것도 그렇고....
"어제 냉장고를 열어 보니 계란이 없길래 이따 가는 길에 채워 둘 거다.
2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진작부터 보내라 했는데... 오늘은 꼭 알려 줘라.
엄마 내일부터 며칠간 멀리 갔다 오니까."
- 엄마, 고마워. 나중에 꼭 갚을께.
융통성 없고, 하나 밖에 모르는 성격이라서 어느 때부터 걱정스러운 아이가 되어졌지만,
어쩌면 다 같아야만 하는 편견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재미진 사람일 순 없을테니까.
돌아보면 나 또한 세인과 비슷했던 것 같기도 해.
그 나이의 나를 반추해 보자면.
이리 저리 기웃대며 많은 경험은 없더라도 고집스런 소신,
걱정처럼 비뚤어진 인생을 살진 않을 것이다.
내가 그러했듯이.
지금으로선 혼자서도 잘 살 거라 자신만만하겠지만,
뒤에서 조용히 힘이 되어주는 엄마를 믿으렴. 얼마든지 힘이 되어 줄 거야.
2015년 9월 9일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는 일..... (0) 2015.09.16 2015년 9월 10일~ 9월 14일 나는 홋카이도에..... (0) 2015.09.15 해후 (0) 2015.09.08 속 좁은 사랑......(9월 1일) (0) 2015.09.08 좋은 날! (0) 201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