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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굴....인연
    나의 글 2015. 8. 26. 13:38

    살아가는 이야기가 때로는 누군가에겐 자랑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자꾸 잊어 버린다.

    아차 하고 깨달았으면

    다시 긴 침묵의 시간을 갖기다.

    앞으로 누구를 만나거든 절대 듣기만 하자면서....

     

    의기소침한 마음을 덜어내고자 쏟아 부은 하소연이

    오히려 아픈 마음으로 상처가 되어질 때면

    말 없는 비의 탓으로 돌리자꾸나.

     

    가물었던 여름,

    그 애태움은 가을이 오기 전에 서둘러 내려준 비로써 토닥토닥,

    위로를 대신하는 자연의 섭리에 고개를 끄덕이며

    매 순간 옹졸한 마음이 부끄럽다.

     

    원주 성프란치스코 수녀원으로 향하는 길,

    맑은 날씨가 아니어도 오히려 좋기만 한 마음은 함께여서였고,

    간간이 무리지은 코스모스가 참 좋아하는 꽃인 것도

    우울한 감정, 기쁜 감정 그 어떤 것도

    떠나는 길 위에선 오래 머무르지 않음을 알 수 있어 또한 좋다.

     

    달관한듯 세상 바라보기도 가끔은 그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일 없이 살아온 사람처럼

    빈 도화지 위에 그려 나갈 인생이면 더욱 좋고....

     

    인연의 자리는 한 곳에 머물지 않아서 희망을 말할 수 있는게 아닐까?

    그 사람,

    떠난 사람으로 인해 맺어진 인연들이 더욱 소중해진 이유를 들자면,

    아픈 상처를 후벼파기 보다

    가만히 지금부터 이어질 이야기만을 할 수 있어서다.

    누구에게든 얼마가 될지 모를 미래, 따뜻한 마음만 가지고 가고 싶다.

     

    말기 암 보나 수녀님은 참으로 힘든 성격이라

    수녀원에서 도움 주기가 어렵다 했다.

    자신의 의지로 이겨낼 수 있을 거란 굳은 신념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이 내 것이 되었을 때, 나는 어떤 얼굴일까?

     

    "데레사 자매님은 참 건강해 보이네요.  운동하시죠?"

    - 예, 몸무게가 3키로는 늘은 것 같아요.

    "좋아 보이네요."

     

    아프리카에서 15년 머물다 오신 임마꿀라다 수녀님은 안타까움을 대신 전하며

    이 곳 한국에서 계속 있고 싶다 했다.   여기처럼 좋은 곳이 어딨냐고.

    펑퍼짐한 몸매지만, 가끔은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 분이 떠나시더라도 저 한테 꼭 찾아 오세요."

    - 물론이죠.   수녀님.

     

    인연은 수도 없이 바뀌어도 마음 하나, 

    진실한 것은 변치 않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었다.

    감사!

     

    2015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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