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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안쓰러움에 둘째가 나섰다.
한 살 어린 이종사촌 동생에게
"**니? 어른들 일이라 어떻게 말해야 될지... 너도 알고 있겠지만
원래 외갓집 식구들 성질이 지랄 맞잖아. 무슨 일인 줄 자세히는 모르는데
너희 엄마 보고 이제 그만 좀 하라고 해.
엄마 주변 사람들을 다 찾아내서 이상한 이야기들을 쏟아내니..."
- 누나 정말 미안해. 내가 잘 이야기 해 볼께.
난 어려서부터 이런 일 많이 겪어서 나는 만성이 되었어. 정말 미안.
아이들의 해결 방법은 어른보다 월등하게 지혜로웠다.
그 아이는 무슨 죈가?
물론 귀하디 귀하게 여기는 아들의 말이라고 새겨들을지 알 수 없지만
그냥 보고 있기가 한계에 이른 이상 이렇게라도 해보는 수 밖에.
"엄마, 별별 소리로 엄마를 이상하게 몰아간다 해도 우리 상처 안 받으니까
엄마나 무심하게 넘기세요. "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엄마, 도대체 외할머니는 자식들을 어떻게 키운 거예요?"
두서없이 던지는 문자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존중을 더해
세인은 냉철하고도 차분하게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이모, 계속 이런 문자 보내지 마시고 자기 자신의 시간을 사랑하세요.
아까운 날들을 왜 이렇게 허비하세요."
내 하고 싶은 말들을 거들고 나선 아이들이 하면 멈추려나?
수없이 쏟아부은 나쁜 말들은
어느 사이 자신에게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을....
왜 그러는지 잘 알기에 안타까움 일색인데
이토록 지독한 집착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아직 몰라서 여지껏 그럴테지.
단단하게 뿌리 내리지 못한 채 늘 방황하는 인생의 모습이란
결국 이렇게 만만한 누군가에게 정을 갈구하는 것으로 표출할 수 밖에 없는지.....
2015년 8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