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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이후.....
    나의 글 2015. 8. 5. 12:53

     

     

     

     

     

    어느새 반쯤 금고가 되어버린 냉장고 윗칸의 돈이 사라지는 일이 생겼다.

    CCTV 촬영 중이란 팻말이 있음에도....

    이런! 귀신 곡할 노릇이....

     

    어제 저녁

    한 아저씨가 물건을 사러 와서는 분명히 만원짜리 넉 장을 세어 넣는 것까지 확인되었는데

    이후로 우리 사무실에서 일하는 기사,

    새벽녘 한 사람이 들어왔다 나간 것 말고는 드나든 이가 없었건만.

     

    지난 밤의 일이니,

    아침 내내 확인하느라 온 신경은 그 쪽으로 쏠려 오전 시간이 다 가 버렸다.

    소용 없을 일에 뭐하러 시간을 허비하느냐 해도

    그게 그렇지 않았다.

     

    믿고 살자고 나름 장치를 했던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

    누군가를 다시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 영 찜찜하다.

     

    2박3일동안의 휴가를 잘 다녀와 놓고 남은 후유증은 고스란히 내게로....

    "엄마, 어제 수련이가 우리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랬어.

     엄마 생활 바쁜 거 이해하지만 수련이 평소에 티 안 낸다고 아무렇지 않은 거 아닌거 같아.

     오늘 하루 잘 보내."

    "그냥 옛날에 엄마, 아빠, 우리들 다 같이 살 때가 그리웠나봐.

     엄마 시간 나면 수련이한테 전화라도 해 줘...."

     

    순간 순간 일어나는 감정을 전부로 삼는다면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알아도 모른체 질러 가보려는 것이지. 생략할 건 그렇게 하고.

     

    나를 비롯해 모두가 자신의 마음이 우선인 것을 어쩌랴!

     

    엄마가 찌그러져 있는 표정이었으면 이런 투정도 안 했을 것인데,

    내 섭섭함은 왜 모르고, 마냥 편해 보였나 보다.

    편안해 보이면 덩달아 좋을 줄 알아도,

    한편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 여겨지는지.

    엄마는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는데 말이다.

     

    예전의 좋았던 날들을 그리워함은....

    재현될 수 없을 아쉬움이라 더 안타깝고,

    맞지 않는 그림 억지로 끼워 놓듯이 어색한 동행이 된 느낌,

    내 모르는바 아니지만

    그 일의 모두가 엄마 탓은 아닐게다.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을 삶의 모습일진대

    마음의 공허는 반드시 그 때문이 아니어도 마지막에 탓할 사람을 지적하고 만다.

    빈 자리의 탓!

    그것이 내가 되었다.

     

    영원히 온전한 삶이란 과연 있을까? 

    버릴 것과 받아들일 것을 알고나면 삶이 좀더 수월하려나?

     

    2015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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