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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나의 글 2015. 8. 3. 12:30

    성당미사가 끝나는 시간에 마주친 승호가

    머쓱하게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한 여자를 가리킨다.

    '여자 친구'

    승호 바로 앞의 여자는 머리 전체를 노랗게 염색을 한 모습인데,

    그 여자일까 내심 걱정을 했다.

     

    그 쪽이 아니라, 저 쪽.

     

    발 등을 붕대로 칭칭 감은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선 여자는

    처음 보기에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인상 가지고 어찌 사람을 알겠느냐 했지만....

    그래도 덜 예쁜 것보다 더 예쁜 쪽이

    눈에 선뜻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마음이 하도 기뻐서 그가 나타나길 기다리는데

    별 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아까 나도 봤어."

    그러고 만다.

     

    속으론 분명 많이 좋았을 것이었다.

     

    몹시 더운 날,

    먹어 본 족발 중에서 제일이라는

    황금족발집에 들러 족발을 세 개씩이나 사 온 걸 보면.....

     

    식탁 위에 줄 세워 놓인 족발은 제각각 갈 곳이 따로 정해져

    하나는, 옆 동에 사는 승호네로,

    다른 하나는, 판교에 사는 아이들에게로....

     

    그렇게 언제나 무엇을 사든 세 곳으로 나누기로 한 약속은 절대적이었다.

     

    맛나게 먹자고 청하 한 잔을 곁들였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세 아이들 어서 갖다 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마시기가 쉽지 않았다.

    새삼스레 촌스럽기는.....

     

    더위를 도저히 참기 힘들었는지, 에어콘을 틀어 놓았다.

    여름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사 놓고 전시용으로 두는 것도 그렇긴 해. 

    모처럼 집에 오랫동안 있는 시간이면....  사용해야지.

     

    설겆이를 마치고, 승호 것은 내일 가져간다 했으니 냉장고에 두고

    이왕이면 출출할 때 먹는게 제 맛이지 싶어 판교로 갔다.

    휴가지로 많이들 떠난 도로는 한산했다.

    평촌에서 판교까지 20분이 채 안 걸렸으니 말이다.

     

    "쫄깃쫄깃한 것이 참 맛있네!" 다빈의 맛있게 먹는 추임새에

    덩달아 군침이 도는지 족발 앞으로 모두 모였다.

     

    "엄마, 모습이 많이 젊어졌다." 

    - 그래, 요새 맘이 편해서 그런가 보다.

     

    2015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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