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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에서....
    나의 글 2015. 7. 28. 12:38

     

     

    우체국에 들러 제일 빠르게 받아 볼 수 있는 서류를 보내면서

    "혹시 오늘 안에 도착하게 등기보다 빠른 속달우편은 없나요? " 물었다.

    예전에 서울에서 보내 온 것을 한번 받은 기억이 있었는데

    이 곳에선 안 된단다.

    그 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직접 가면 더 빠를 테지만

    게으름일까?

     

    은행 일을 보고 노점에 늘어 놓은 야채들 중

    엊그제 밭에서 따 온 것과 똑같은 여주를 발견했다.

    너무 익어 노랗게 된 놈 말고,

    세 개를 식탁 위에 올려 놓고는 어떻게 요리를 할 것인지

    한참 스마트폰 검색을 했었다.

    박 요리처럼 속을 파 내고, 겉 껍질을 소금에 잠깐 절였다가....

    이런 저런 야채와 어울려 볶아 먹으면 된다 했지만

    호감가는 음식은 아닐듯, 

    익숙한 음식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낯선 시도는 왠지 부담스러워.

    그런데 이렇게 시장에 나온 걸 보면 찾는 사람이 있긴 한 모양이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은 아니어도

    한번쯤 손을 탄 것에 눈길이 쏠리는 건,

    사람이나 물건이나 처음엔 어색해도

    익숙해지고 난 후라면 반갑고 정이 가긴 마찬가지인듯.

     

    언제가 되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어야 좋은데.

    스스로의 틀을 완전히 깰 수 없음은 한계다.

     

     

    "역시 싸구려 자전거는 무겁기만 하고 시간만 더 걸려..."

    - 그럼 학생이 비싼 걸 타고 다니나?  고등학생 수준에 그거면 되었지.

    "지난 번에 지각할 것 같아 다빈이 자전거 타고 갔다가 얼마나 애 먹었는지.

     무겁고 커서 끌고 옮기는데 시간이 더 걸렸어."

    - 으휴~~

     

    '야탑 터미널까지 좀 태워주소. 나 대전 가야 함.'

    둘째의 간곡한 부탁에 집 앞까지 태우러 갔는데

    자기도 늦었다며 덩달아 뛰어 나온 세인이는 눈치도 없이 계속 제 말만 떠들어 대고,

    그런 언니가 얄미운 둘째는 시큰둥.....

    "괜히 말했어. 엄마가 태워 준다고."

     

    점점 더 확실해지는 각자의 성향은, 이제 바꾸기 힘들게 되었다.

    다른 모양으로 봐 주는 것이 더 편안할 밖에.

     

    듣기만 하였다.    

     

    무엇이든 잠깐의 호기심일 뿐이다.

    효용성의 가치를 굳이 따지자면 본전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 외엔....

    2015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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