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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분노의 대상이 될 리가 있나?나의 글 2015. 6. 16. 12:57
"우리 사이에 형성된 친밀함이
각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달았을 때....."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첫 장에서
내게 다가온 한 줄의 글은
가족이란 탄탄한 고리로 엮인 사이라 할지라도
끊어낼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을 굳히게 하는 것 말고도
무거운 압박감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나게 해 주었다.
열렸던 마음이 닫힐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고자 하기 보다
애초에 왜 가까이 했느냐 식의 비난을 온전히 받아 삼키고도
나의 탓은 고스란히 벗어던질 수 없는 짐으로 남았지만.
대답없는 침묵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지금으로선
지독한 마음의 단절이 나쁘지 않다.
언젠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은 나겠지.
분노의 대상이 왜 나여야 하는가,
양심을 바탕에 둔 배려는 어디로 가고.
갖은 억측으로 흔들어대는 자매들의 시기와 질투를 보면서
잠시 잊고 함정에 빠졌던
나의 불찰이란 생각만은 말아야 하는 건데.
내 안에 그들과 닮은 부분 하나 분명히 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많이 부끄럽다.
2015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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