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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에서....
    나의 글 2015. 5. 23. 14:44

    언제나 처음이 되는 하루!

    그래서 설레임으로 사는 날이기를...

    헉헉대며 들어오는 그의 숨소리가 저만치 떨어진 거리에서도 들렸다.
    11시30분이 재판시작이지만 앞의 사건이 끝나지 않아 30분이 넘게 기다리는 중,

    남자가 나타났다.
    복도에 앉아 있는 나를 보더니 못 본체 뒷걸음질로 다른 쪽에 자리 잡기를,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재판관으로부터 늦게 왔다고 호된 질책을 받더니

    오늘도 역시나 또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동안 사건의 본질을 깨닫기나 했을까?
    심히 걱정이 되었다.
    여전하면 어쩌나?
    당연히 줄 외상값을 갚고는 억울하다며 항소를 하다니...

    나야, 받을 돈 해결되었으니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건만.

     

    법이 이럴 땐 참으로 공정해서 좋았다.

    내 편이 되어 주는 때도 있구나 싶은게.

     

    121호 법정 밖에서 12시 넘도록 기다리다,

    재판관이 철수하고 가는듯 해서

    왜 호명을 안 했느냐고 물으니,

    그건 알아서 들어오셨어야죠?

    아뿔싸!  남자가 이마를 쳤다.

    "문 열면 혹시 혼날까봐 밖에서 기다린 건데요?"

     

    그도 못 났고, 나도 참 못났다. 

    우리끼리 사는 일에 아둥바둥할 줄만 알았지,

    바짝 졸아든 가슴으로 주눅들 일은 또 뭐람!

    분당에서 수원까지 와 가지고는 말이지.

     

    "다음 변론기일에 오세요."

    직원이 간단히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살아가며 치뤄야 할 값은 내 탓이든 아니든,

    어차피 들이고 가야 할 것이거늘.

    헛걸음이라 아까워 말자꾸나.  원하는대로 한번 가 보는게야.

     

    2015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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