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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의 어른을 찾아서....
    나의 글 2015. 4. 15. 13:27

    "그래! 네 말도 옳고, 다 맞아."

     

     인생에서 믿고 기대어 정답을 가르쳐 줄 어른이 없다는 것이

     이토록 견디기 힘든 줄 모르겠다는 세인의 하소연에

     잠시 자동차 운전을 멈추었다.

     설사 있다 한들 뭔가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 천지.

     이렇게 해 봐도, 저렇게 해 봐도 돌아오는 답은 선명하지 못하고 온통 뒤죽박죽. 

     

    "그건 네가 아직 착해서 그래. 그 모든 사람들 마음을 이해하려니까."

    그러면서도 유독 엄마만은 제외로 두는 아이의  

    어쩌지 못하는 속상함을 맘껏 들어 주면서 고마운 일은 또 뭐람?

     

    나도 얼마 전까진 그렇게 많은 괴로움을 떠안고 살았었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살이,

    그냥 책갈피 덮듯이 턱~  하니 누르고 모르쇠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아.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서.

     

     주문해 놓은 자재를 찾으러 광주 매산리로 가는 길,

     비도 내리고, 마침 출근 시간이기도 하여서

     지체되어진 차들의 속도는 무척 느렸지만

     쿵 내려 앉은 가슴 속 떨림의 속도는

     아귀 잘 맞은 톱니바퀴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가슴 쿵쾅거리는 일이야 언제나 예측을 두고 사는 중이라

     엄마에게로 조금씩 다가선 소통 한 줄기 빛 쯤으로 여기면서

     심호흡을 크게 더 크게.....

     

    수도 없이 겪는 상황이어도 매번 새롭고 낯설고 두려움은 여전하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인가?' 

     

    - 그래서 스스로 헤쳐가며 답을 찾는 것이지. 

      어른이 되었다고 완전해 지진 않아.

      엄마도 여전히 미숙한 것 투성이고.

      마음 속 시련은 멈추지 않는 것이라서 상처 뿐인 영광이어도

      거머쥘 수 있는 순간이라면 망설임 그만 두고

      그대로 앞만 보고 가야지."

     

     왜 유독 엄마만 달라서 무척 속상한 

     뒤 끝으로 남은 화살이 모두들 내게로 쏠려 있는지

     아직은 모를 것이지만,

     그래, 원망의 대상이라도 남겨 둔 것만 생각하면 그도 감사한 일 인걸.

     

     힘 빠지는 날까지 엄마를 향한 미움이 계속 된다 해도,

     난 끄떡 없단다.   

     나도 모르게 흘러 든 인생의 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모르지만

     '이것이 안전한 길인가?' 되물으며 망설이기 보다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려니' 그렇게 편안히 가는 법을 알고 나니

      이토록 수월한 세상인 것을.....

     

    예전은 이제 없다. 

     

    "우리가 싫고 귀찮아서 떠난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요즘엔 엄마가 이해 돼. 조금씩....

     엄마가 미우면서도 한편으론 ....."

     

    - 그래, 고맙다.

      엄마가 끊어낸 것은 어두운 구속들에서 자유를 택한 것이지,

      결코 너희를 끊은 것은 아니야.  앞으론 지금보다 더 나아질테지.

      너희도 깨지고 부서지면서 보다 성숙해 질 것이고,

      그래도 엄마같은 방패막이가 있는 건 다행 아니냐?

     

    그저 생각 차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1단지 앞에서 기다리는 막내의 얼굴 빛이 약간은 우울해 보였지만

    절대 내색 않는만큼 나도 모른체.

    "아침밥은 먹었니?"

    - 아니요.

    "요즘은 다빈이 학교 일찍 가서 좋지?

     내일은 엄마 어디 가니까 못 올 거야. 월요일부터 일찍 데려다 줄께. "

    - 어디 가는데요?

    "응, 어디 좀 갔다 와.  무슨 일 있으면 카톡으로 해."

    - 엄마, 오늘은 정문에서 내려 주세요.  선생님 안 계시니까?

    "그래, 공부 열심히 해."

     

    다빈이가 힘껏 손을 흔든다.

    복잡한 생각들을 알아서 정리해 줄 수 있는 능력엔 한계가 있지만

    지키며 사랑하는 마음은, 엄마라서 가능하다.

     

    멀리서도 알 수 있게 오렌지색 책가방은 참 잘 선택한 것 같다.

     

    할 말은 많아도, 물어서 상처가 되는 일은 말아야 한다. 

    세상을 좀더 살아낸 어른이라면. 

    나도 그 나이에 무엇을 알았던가! 더 깜깜 절벽이었지.

    그럼에도 지금은 살아온 세월 덕을 톡톡히 보고 있으니,

    견딜만한 삶 아닌가?

     

     

    2015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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