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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음은.....나의 글 2015. 4. 8. 10:55
그 여자도 어제 그런 말을 했었다.
인생은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고.....
늦었지만 지금 그 사실을 눈치 챈 일은 그리 늦은 게 아니다.
마침 맞게 적당한 것이다.
좀더 일찍 알아 채 애늙은이로 오지 않은 날을
미리 살 필요까진 더더욱 아닐지니.
모르고 살다가 느닷없이 다가온 희노애락은
그때 그때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야 옳다.
거실 전체가 그림으로 가득 차 있어서
그림 그리시나 보다고 물었더니
관심이 통해 좋은 눈빛으로 이것 저것 설명을 한다.
"그림도 배우면 늘어요. 당장은 아니라도.....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나면 다 된듯 했는데,
올라 와 보니 부족한 것 투성이라 또 스트레스가."
- 아무 것도 모르면 그런 일도 없을 텐데.
아주 가끔이지만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날은
기분이 살짝 좋아진다.
그것도 길어지면 별로지만.
늙은 여자라기 보다 나이 든 여자의 뒷 모습은 모두가 같다고 했다.
어기적거리며 굼뜬 걸음,
머리 회전도 늦어지고,
알아주는 이 없으니 잘 난체도 소용 없어지고.
다 거기서 거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척 슬픈 일이어도
어찌 인간적 해탈의 경지를 논할 것인가?
여기까지 견뎌 온 세월 덕이 아니면.
스무살을 살다가,
서른살을 살다가,
운 좋게 쉰 살을 넘기고.....
이젠 다 되어 내려놓을 것들로 줄 세우다가도
건강한 욕심은 목마름으로 다시 긴 날을 꿈꾸는 모순.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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