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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나이 든다는 것은....
    나의 글 2014. 11. 22. 14:45

    50이 넘으니 공통으로 관심사가 되어지는 것들이

    머리 염색은 하느냐,  돋보기나 안경은 쓰느냐,

    안 쓰고 다닌다면 렌즈를 끼었느냐....

    물론 염색은 기본이지요.

    머리카락 전체가 흰 눈으로 뒤덮이든가, 

    새치만 약간씩 있다든가, 

    뿌리만 염색을 한다든가,  구구절절한 변명이 무슨 필요랍니까?

    염색하지 않으면 안 될 나이에 접어든 곡절일랑

    내 살아온 세월에 대한  훈장.

     

    깜박깜박 망각증이 심해 전화기의 숫자를 누른다는 것이

    계산기의 숫자를 천연덕스럽게 누르고 있는 나를 보기도 하는 걸요.

     

    예전 40 후반만 되어도 다 늙은 노인 취급했건만

    미안하게시리 그 나이에 이르니

    아직도 청춘인 것을, 와 보니 그렇네요.

     

    서러운 것은 늙어가는 몸이 아니라, 피폐해진 마음이 먼저일 것인데....

     

    자주 가는 은행 창구에 

    바뀐 직원의 얼굴이 아주 많이 익숙하길래

    분명 이 곳 아닌 어느 곳에서 보았을터인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나 갑갑했지만  차마 묻지 못했어요.

    예전 같으면 선뜻 다가가 알은체 하는 것도 잘 했는데.

     

    궁금증은 한참이 되었어도

    닫힌 기억에 대한 미련은 여전하지만

    알지 못해 죽고 사는 일 아니기에 건너뛰며 갑니다.

    영역은 좁혀졌어도 실리를 택하는 쪽으로 가는 삶이

    아주 어리석은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러다가 불현듯, 

    기억의 재생은 뜬금없이 도발을 시도하겠지요.

    이제 필요치 않아졌을 때라고 해도

    언젠가 한번은 되살아나는 기억은 감사할 때도 있고, 성가실 때도 있고.....

     

    주변에 열어 놓았던 호기심도 많이 줄어 갑니다.

     

    나이 든다는 것이 열정을 사그라들게 하기도 하지만

    사람의 심성을 순화시키기도 하는 좋은 점이 있기도 합니다.

     

    삶의 해석은 저마다 달라서

    네가 옳다면 그런 것이고, 

    그릇된 집착을 부여잡더라도 잘못이라 말할 순 없는 듯 합니다.

     

    끝없이 나와 다른 삶의 모습을 비교해서 불편한 마음일 바에는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을 갖다 대면 좀더 편안한 마음이 되기도 하고,

    터득하기에 따라 억눌려진 미안함이나 죄의식은

    풀풀 날려진 봄날의 꽃씨가 되기도 합니다.

     

    슬픔이 그리워 울렁대는 목울대를 진정시키려 애쓰지 않아도

    잠잠해진 아픔은 깜박이는 망각증으로 나를 살립니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내리는 비,

    을씨년하게  찬기운도 없이 아주 따뜻한 빗줄기였습니다. 이 아침의 비는.

     

    토닥이며 다 괜찮다 해도 내가 나를 용납하지 못할 때, 

    고통은 가장 크지만

    그 또한 살아내기 위해 넘어야 할 터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미화된 변명은 자꾸 늘어만 갑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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