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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툭툭 털고 가자! 털어낼 것이 없다면, 먼지라도.....나의 글 2014. 10. 21. 16:33
한달 전에 있었던 차 사고는 완전 정체 상태에서 뒷 차의 졸음 운전이 원인이었다면,
오늘 아침 내가 저지른 이 사고는 무엇이 원인인가?
하릴 없이 생각이 많아 잠이라도 부족했었나?
엎어지는 국 냄비를 고쳐 세우겠다고 운전대 잡은 손을 그리 허술히 대하다니...
여름장마비처럼 쉼없는 비를 핑계 삼을까?
퍼렇게 멍이 든 눈 두덩이 위로 피가 조금씩 흘렀던듯,
내 손 바닥에 붉게 자리한 흔적을 뒤늦게 보니 그랬다.
마침 이른 아침이어서 다행이고,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어서 다행이고,
들이 받은 것이 보도블럭이어서 다행이고,
그 또한 이상 없으니 또한 다행이고, 아니라면 시설물 파괴로 또 댓가를 치뤄야 한다나?
겉으로 보기에 아무 이상 없는듯 해서 그냥 가려 했더니
오일 표시가 연속으로 깜박이는게 보였다.
심장에서 피가 흘러 내리는 것처럼 차가운 느낌이 들기에
얼른 밖으로 나가 보았다.
쿨럭쿨럭 ..... 그 소리는 차가운 비와 맞물려 어찌나 서럽게 다가서든지.
두 손으로 막아내 멈출수만 있다면 그리 하고 싶을 정도로,
시동을 끄고 스스로 마를 때까지를 기다렸다.
곧 있으면 견인차가 올 것이고, 그들은 나의 해결사가 되어 줄 것이니.
비 먹은 이 아침, 찬란한 가을의 향연은 날아가 버렸다.
맛나게 싼 도시락은 쳐다보기도 싫게 혐오스러워졌고,
검디 검은 오일의 오염 속으로 섞여 들어간 무지개빛 색깔은
탁하게 마음을 뒤흔들며,
기분 좋을 아침은 이내 엉망이 되었다.
세상의 일이란 순식간에 벌어졌다가 끝이 나기를 반복하며 채워 가는 것이지.
아마도 내게 더 이상 꼭꼭 눌러 둘 수 없을 분노가 있었나 보다.
아무리 물은들 아니라고 할테지만,
몸 속 곳곳의 세포가 나를 대신하여 일으키는 반란이던가!
제발 한 가지만 하라고.....
바쁘게 서둘러 간다고, 남들보다 두 배 값지게 사는 것 아닐텐데 말이다.
한꺼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기란 이제 어려워졌다.
손과 발, 생각 그리고 발까지 동시에 움직이며 부지런히 살아도 끄떡 없었던 시절을
아직도 기대하는 중이라면 그만 두어야 할 때가 지금이라는 경고음처럼.
근래들어 부쩍 잦은 사고를 접하면서 깨우쳐 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은 있다.
지나간 일은 절대 뒤돌아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벌어진 일이란 언제나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예정에 있었던 것이라고.....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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