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마음 속의 찬 겨울도 이젠 봄이 되어야지.....
    나의 글 2014. 4. 30. 13:40

    겨울 옷 정리를 했습니다.

    늦어도 아주 많이 늦은 마음 정리를 이제사 하면서

    흐르는 세월은 내게 무엇인가, 

    쓰디 쓴  약이기도 했지만 결코 삼키지 못할 만큼 지독한 것만은 아니었노라.

     

    꽤 오랜 시간 마음 속에 간직해 두었던 차디찬 냉기를 이젠 거두어 내고자.....

     

    혹시나 입을까 하여 다시 쳐박아 두기를 반복했던

    옷가지들을 과감하게 분리하다 보니

    내 스타일에 맞추어 산 옷이 별로 없기도 합니다.

     

    사서는 안 입는다고 보따리 보따리 싸서 아가씨가 그동안 보내 온 옷들,

    언니나 동생이 준 것들.

    나 또한 거절할 수 없어 공짜 옷이라고

    한번씩 함부로 입기도 했지만

    손때 묻은 옷이 아니어서인지 쉬 정이 가지 않아 도로 내놓게 생겼습니다.

     

    내 것이 무슨 소용이냐 싶게 살아온 나 답습니다.

    허접하게 남겨진 옷들을 보고 있노라니....

     

    내친 김에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비닐 봉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회색빛의 목까지 올라오는 면 티셔츠,  울 혼방이 섞인 겨울 셔츠까지 두 장.

    무슨 어머니가 그래 하며 냉정함으로 몰아갔던 그 때,

    추운 겨울, 아들 입으라고 사 왔었는데

    사이즈도 다르고, 신축성도 없다는 핑계로

    거기다가 섭섭한 마음까지 가득 담아

    되도록 깊숙이 보이지 않는 곳에다 숨겨 두었던 흔적입니다.

     

    참 밴댕이 소갈머리 같으니라구!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 중에도 온전히 내려놓지 못한 마음이란....

    그래서 사람인가 봅니다.

    온전히 합치되지 못한 마음의 불편함은

    어머님의 애틋함까지 외면할만큼 지독했습니다.

     

    그저 그 분은 독한 사람이라고 몰아가고 싶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내 억울함으로 가득했던 시절....

     

    그 마저도 이젠 소용없을 옷가지를 내려다 보면서 참, 허무했습니다.

    지금처럼 이토록 담담함이 그때도 있었더라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가능치 않은 생각으로 긴 아픔의 흔적에 휩싸이지 않으려

    아직도 휘발유 냄새 가득할 것 같은 옷 두 장을

    내 놓아야 할 것들에 분리해 두었습니다.

     

    지나고 난 흔적은 참으로 부질없습니다.

     

    치열하게 옳고 그름의 감정으로 치달았던 전쟁같던 시간들.

    졸음으로 가득한 한낮의 게으른 잠에 허우적 댈 이 한가함으로

    세월은 감사하게도 아픔을 물리쳐 주기도 합니다.

     

    섭섭함이야 끌어내 올리려 치면, 누구라고 없고 말 것이 어디겠는가?

    그냥 모르쇠로 성가신 마음, 지나쳐 가는 것이지.

     

    마음의 짐,  이 옷이 사라지면 같이 덜어지기를....

     

    이렇듯 내 살고 싶은 소망은 자꾸만 늘어납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