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걱정
    여행 이야기 2014. 4. 20. 11:23

    습기를 가득 먹은 자동차가 방전되었단다.

    20여일 그냥 세워둔 것이 원인인지, 이번의 긴 장마 탓인지...

    동부화재 푸르미를 불렀다.

    여섯 번 서비스 중 한 번을 쓰는 것이니 부담은 없다.

     

    호스 하나 연결해서 간단하게 바퀴 밑 어딘가를 찝었더니

    시동이 걸린다.

    이대로 30여 분 시동을 건 상태로 있으라면서

    기사는 바쁘게 자리를 떴다.

     

    아는 분 중 하나가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왔다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래도 다리 병신일 지언정 옆에 있어야 하는 것인데..."

    참으로 지독하게도 말한다 싶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답을 한다.

    - 그러게요.

     

    시동 걸어 놓은 소리가 쩌렁쩌렁 성가시게 주변을 울린다.

    이럴 땐 시간이 한 템포 쉬었다 가는 것 같다.

    간절히 바라는 것이 동반되면 잡히지도 못할 시간들이

    이렇듯 성가실 땐 꾸덕꾸덕 다른 일조차 집중을 망가트린다.

     

    기어코 불편한 소리 하나 내게 들려왔다.

    "이거, 누구네 차를 이리 오래 시동을 켜놓고 난리야?"

     

    나는 새가슴이 되어

    "차가 방전이 되었네요." 자진납세를 하고 만다.

     

    소리 하나에도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어진다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당당하게 할 수는 없다.

    그저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해야 타당한 세상이 내게 펼쳐져 있는 것.

    수긍하고 넘어간지 꽤 되었다.

     

    뻔뻔할지언정 미웁지 않은 모습으로,

    기막힌 현상이 펼쳐질 지언정 나는 여자가 아닌 그에 버금갈 인간의 하나로

    냉철함 뚝뚝 묻어나는 것 쯤이야 일도 아닌 것을.....

     

    한 시간을 넘겨서야 시동을 껐다.

    그들이 시킨대로는 30분이었지만 안전하게 조금 더 시간을 늘려 잡아서

    시동을 다시 켜 보았으나 여전히 먹통인 채다.

     

    지켜보고 있던 다른 분의 말대로 방전이 심해 밧데리가 나갔을 수도 있다는데

    두려움 하나 솔깃하게 나를 긴장시킨다.

     

    그래 여기까지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이상은 무리다.

     

    모든 것을 어찌 다 채워낼 수 있을텐가.

    부족한 것 투성이면서....

     

    그럼에도 다른 방법은 어떤가 고민은 해야지.  

     

     

    2013. 7. 25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그들의 여자  (0) 2014.04.20
    [스크랩] 구경  (0) 2014.04.20
    [스크랩] 영리함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  (0) 2014.04.20
    [스크랩] 사건  (0) 2014.04.20
    [스크랩] 아침마당  (0) 2014.04.2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