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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고통은....
    나의 글 2014. 2. 12. 09:37

    고통은,

    희미해져 가는 기억의 잔상을 억지로 끌어올리느라 애를 쓰는 것,

     

    세월은 예전의 나를 버리고,  달음박질치는데

    머물자는 그리움은 형체도 없을 아픔으로 제 자리에서 맴맴 돌고,

    잊혀지면 잊혀지는대로,  생각이 나면 생각나는 대로

    마음이 가자는 길,  무심코 두는 일도 내 몫인 것을....

     

    전쟁 중에 남편을 잃고 오매불망 그리움에 젖어 넋두리를 절절하게,

    어느 여인이 툇마루에 앉아서 하는 푸념이 이러했다.

     

    "내가 그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혹시나 잊혀질까 샅샅이 발뒤꿈치 모습까지

    이토록 또렷이 부여잡고 있는 고통을 자네는 모를 것이야. 

    내 딸만큼은 이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네."

     

    잊으려 애를 쓰면 쓸 수록,  더 깊은 고통의 늪으로 내몰리는 상처도

    어찌할 수 없을 공허에 대한 몸부림.

     

    어느날 잊혀져 갈 것이라면 그 또한 세월 탓이지,

    내 잘못이 아니란 것 또한 미안해 말자.

     

    생각을 하다, 하다 오류에 빠지면.....

    나의 삶은 블랙홀에 에워싸여져  방향을 잃고.

     

    울다 지친 아이처럼 뻘쭘히 돌아선 나의 등은

    싸늘히 식은 것이 아니라,  홀로서기에 돌입하는 일.

     

    켜켜이 쌓아 둔 정일랑은 빛 바랜 옷처럼,

    숨결 조차 삭은 희미한 바람이다.

     

    이만큼도 모자라,  더 희생적이기를.....

    아이들은 모른다.  엄마의 공허를,  꿈꾸는 온기를....

     

    맛난 음식 보면,  길 가다 커피 한잔 챙겨올 만큼

    엄마는 아무 필요한 것이 없는 줄 아는

    엄마를 향한 관심에는 아직은 아직은 많이 어리다.

    어른인 엄마가 품은 사랑만큼 비할데 없이.  지들끼리 깔깔 거릴 줄이나 알지.

     

    아침 일찍,  이번엔 갈치 조림이다.  생각하면 괘씸해서 모른체 하려다

    그래도 자식은 나의 분신이니,

    큼직하게 무를 깔고,  토막난 갈치 네 쪽을 가지런히 놓았다.

     

    희생이라 불리는  엄마에게 붙여진 닉네임은 당연한 이름.

     

    알맞게 졸아든 갈치조림 중에서

    악착같이 내 몫의 갈치 한 토막을 덥썩 깨물고,  양념이 잘 배인 달착지근한 무까지.....

    그래, 그렇게 잘 먹어 둬야지.

     

    위로를 자식에게서 얻을 수 없음을 일찍 알아챌 수록  내게 이로운 일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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