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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천에선 김이 유명하단다.....나의 글 2014. 2. 11. 11:36
설 명절이 지난 후,
차례, 제사 문제로 벌어진 동서지간의 신경전으로 심한 가슴앓이를 했던 아는 엄마는
이제나 저제나 내가 오기를 기다렸단다.
사정상 절대 전화를 먼저 한 적이 없던 사람인데,
그러기 전,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아슬아슬 궁금할 찰나에
등장하곤 했었던 나인지라,
이번엔 좀 길긴 했었다. 벌써 열흘 동안이었으니......
"세인 엄마, 무슨 일 있어?"
유일한 대화 통로가 나 인 사람이 얼마나 할 말이 많았으면, 전화를 다하고....
그제는 바빠서 못 들르고, 어제 저녁 시간을 냈다.
99세 어머님이 돌아가시기까지 수발한 막내 동서의 공은 어디로 가고,
이번 설 명절에 처음으로 둘째 형님 자신의 이름으로 차례를 지냈다며
어찌나 의기양양하던지, "역시 사람 도리 하려면 나처럼은 해야지."
살았을 때는 나 몰라라 하던 형님이 맞는가?
하도 기막혀 바른 말 할 수도 없고, 모처럼 이번 설에,
성당식으로 간단하게 마치고 친정 간 일이 그토록 못할 짓인가?
옳다쿠나! 이제나 저제나 약점 하나 걸리기만 해 봐라, 작심하고 있던 사람들처럼
훈계를 해 대는데..... 몸둘바를 모르겠어서
애꿎은 방 바닥만 박박 긁어 댔단다.
이 나이에, 다시 복잡한 원리원칙론을 부각시키는 답답함,
백 세를 목 전에 두고 호상으로 일컬으며
그땐, 다들 고생 끝이라 훌훌 털어내지 않았던가?
작년 봄, 내 넋두리일랑 그 집 시어머니 편에 반쯤은 실려 보냈었지.
삼일장 내내 자식보다, 며느리보다 더 굵은 눈물 주룩주룩 흘려내며....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 맨날, 그 놈의 제사 타령, 그 말이 그 말, 뒤집었다 엎었다, 그러다 언성 높여 싸우고....
원래대로, 내 집에서 우리끼리 차례 지낼까봐. 만나기도 싫고.
"나, 세인엄마 엄청 부러웠다! 혼자라서, 시숙이나 시동생 없어서....
이렇게 시시비비 따지며 논쟁으로 피곤할 일은 없잖아."
- 그러고 보니, 그렇네. 시댁 남자형제만 없나? 아들도 없지.
나 세상 편해졌어. 하지만 나도 얽히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
복잡한 속으로 발을 담그지 않으려 애쓰고 무심한 척 하는 것 뿐이지.
스스로를 구제해 내기 위해, 냉정하단 소리 따위
내 귀에 들려온들 신기하게 차단시키는 능력이 생기더라구?
열녀가 무슨 소용이고, 열부, 효부가 무슨 소용인가......
그러고 보면 나도 착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고삐가 풀어지니 나 또한 예전 같지 않아.
그녀가 속이 타다 타다 재가 되어버릴 것처럼 절박한 목소리로,
외면하려는 의견 통합이 늘 절대적이 될 수 없을 원인이
남편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하며
된장찌개 냄비에다 송이버섯을 손으로 북북 찢어 넣었다.
맛이야 있든지 말든지, 무슨 대수냐! 그 표정이 그랬다.
화가 단단히 났다. 명절 끝의 풍경은... 늘 쓰린 위를 쓸어내리게 병을 몰고 온다.
그 중 핵심 부분만,
우선 맛보기로 늘 같은 사건이어도 언제나 새롭게 흥분하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 안에 상상될 고도의 심리 부분은 두고 두고, 이야기거리로 남겨 두고....
나, 늦은 시간이어도 할 일이 남아 있어 가야 한다니
친정에서 가져온 서천재래김 한 톳을 건네준다.
형님에게도 갖다 주었더니,
"그동안 동서 참 수고했다"는 말은 커녕 지 자랑만 하더라는.....
몹쓸 동서지간의 애환 속에 순수했던 마음, 분노로 변한 허무로 씁쓸했겠지만
내게 털어 놓은 일부분, 털어내졌기를 위로 삼을 뿐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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