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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사의 얼굴나의 글 2014. 2. 10. 18:30
아침 일찍 나와야 하는데,
어쩌느라 밥통엔 밥이 바닥을 보이고,
엄마 노릇은 해이해지는 순간 자격미달이 되는 것이란 생각에
부지런히 쌀을 닦아 앉혔다.
아침 시간은 저녁에 비해 두 배나 빠르게 지나간다.
마음이 바빠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냥 나온들 누가 뭐라나?
그저 할당량을 채우고 살아야 하는 삶은 내게서 용납되지 않는 고약한 부분이다.
게으름 피운다고 야단칠 사람이 어딨다고!
내가 나를 향해 눈치를 준다.
밥만 해 놓으려다, 내친김에 닭볶음도 하고, 콩나물국도 끓이고....
귀한 아침 시간, 백미터 달리기를 하듯 부지런히 몰아치다
나설 때 나의 소지품은 한꺼번에 쓸어 가방 속으로 풍덩,
일단 갖고 나와서 그 때부터 찬찬히 생각하면서 가는 거다.
차 위에 간 밤 내린 눈이 수북히 쌓인 것이 성가셔
훅 하고 바람을 넣었더니 허무할 정도로 쉽게 날아가 버렸다.
날씨가 푹 하긴 했다.
선한 얼굴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원인과 결과를 지켜봤을 때,
과정에 의해 사람의 얼굴이 롤러코스터를 탈 수도 있을테지만
기본 틀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이치에 이의를 달 수 없을만큼......
우연한 기회에 보아진 어떤 얼굴,
자만하며 살았던 내 얼굴이 부끄럽게 어찌나 해맑던지, 천사가 저런 모습일까?
손익계산에만 치우친 세상이 누구의 탓이 아니라, 바로 내 탓인 것을 깨닫게
그처럼 맑았다.
가끔씩 무심코 바라본 어떤 것에서 느껴진 충격으로 사람은 거듭남을 느낀다.
기도 중에 벌어진 기적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부끄러운 마음으로만 살아도 세상은 잘 살아질 것을 믿는다.
마음이 복잡하여 바른 판단을 잃지 않으며 살기를 꿈꾼다.
늘 어수선한 속에서 다툼이 생기지 않던가?
불행 중 다행으로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심을 잃진 않았지만
다시 그 상황이 온다면, 이제 그만 먼산 바라보기로 일관할 것 같다.
적당한 간격이 주는 위로와 평화,
무심한 것이 아니라, 소모전 끝에 다가올 몹쓸 허무를 알아냈기에.
무섭게 들이대 집착하다 고갈된 체력의 에너지를 다시 저장고에 채우기는...
살아온 지혜가 용납하지 않는듯. 내공은 이토록 냉철해졌다.
마음 다치는 일이 그 무엇보다 두려운 때문으로.....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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