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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우체국 앞에서....
    나의 글 2013. 11. 27. 12:25

    우체국 앞에서....

     

    장문의 편지를 보내온 딸과는 다르게 내보일 마음이라곤 그저

    "늘 따뜻하게 그리고 밥 거르지 말아라 - 엄마"

     

    무뚝뚝하든지 말든지, 표현은 원없이 하라고들 하지만 낯 간지러운 말은 습관이 안 되어

    택배 박스 안의 A4  용지 한 장에 새겨 넣은 나의 한 줄은 그 뿐이었다.

    이상하지? 요즘 엄마처럼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것을 보면 그동안 구식으로 살았긴 했나 보았다.

     

    우체국 문이 열리는 순간 재빨리 접수한들 오늘 안에 도착도 못할 것을

    아이의  기다림에  종종거리는 조급함, 나는 엄마다.

     

    택배 박스 안에 전기 담요 하나만 넣자니, 너무 썰렁해 집에 있는 먹거리를 다 뒤져 꼭꼭 채웠다.

    객지 생활은 늘 배가 고프다 했다.  얼마나 되었다고....

    만두 한 가지를 후라이팬에 구운 그림만 보아도 침을 꼴깍 꼴깍 삼켜대는 표정은

    안타까움의 극치.  

    늘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이 뿐만 아닐 것이니 소소한 아쉬움은 더 큰 것을 위해 일단 보류해 두기로...

     

    몹시도 허한 날은 망설이지 말고 시장을 배회하자. 

    마침 눈발이 오락가락 적당한 추임새까지 얼마나 좋으냐.

    자반고등어 두 손을 싸게 사라고 아저씨가 소리 소리 외치길래 냉큼 샀다.

    양배추도 사고, 버섯도 사고, 오래 전 부터 봐 온 그들은 긴 세월 속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가끔씩 물어 볼 것도 같건만 결코 알은체 하지 않는

    그들 부부는 사는 지혜가 영특한 사람들이다.

     

    혼자 맘으로만 짐작되어지는 것쯤,

    기어코 소리내 떠들어서 좋을 것이 무엇일텐가.

     

    삶은 무심코 바라보아서 좋을 때가 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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