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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족끼리도 인간관계를 논해야 하는가? - 4일간의 전쟁나의 글 2013. 9. 23. 18:52
겉으로 드러난 논리로 무장된 아이들은 참으로 똑똑했다.
16, 20, 23살....
세상 알만큼 알 나이란다. 나의 딸들.
셋이 뭉치니 엄마 하나쯤이야 폭력적이라 표현 해 버려도 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지독히 이기적이고 편협한 성격의 소유자라 해도 그런 것이고,
인간관계를 엄마처럼 하면 안 된다 했다.
카톡으로 보내온 장문의 편지 넉 장.
구구절절 엄마가 왜 잘못 되었는지를 소상히도 적어 올려 놓았다.
그들은 어제 나의 심판관으로 선 듯 했다.
엄마가 막내에게 "엄마 요즘 힘들었다" 한 것이 어린 얘한테 어른으로서 할 말이었느냔다.
그런가?
어른은 무조건 지들 하는 행동에 등 두드리고 찬사를 보내야 하는 것인가?
엄마가 보기에 너무 심하면 호되게 혼을 내는 것도 어른의 의무 아닌가?
명절날 새벽같이 할머니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온 그 것 또한 아이들은 불만이다.
왜 어울리지 못하고 도망가는 것이냐고....
종일토록 있다가 밤 열시가 되어서야 엄마의 안부를 잠깐 묻고는 자고 온다 말하는
자식들에게 화를 낸 것도 잘못이란다.
엄마가 명절 내내 외롭게 있어도 걱정 하나 하지 않는 지들의 당위성은 하늘을 찌른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하고 있는 배려 따윈 깡그리 엎어 버린채 그저 다 옳단다.
그리곤 그 중 둘째는 엄마한테 인사도 없이 대전으로 떠나버렸다.
어제 저녁 모아 놓고 명절 끝 화해를 시도하려 했었는데,
엄마보다 더 할 말이 많은 아이들이 행동을 과격하게 몰아부쳤다.
갑작스레 셋이 정말 친해졌다. 환영할 일이다. 그것만은....
자식한테 지는 것이 이기는 거라고 누가 말을 했는지,
엄마를 향해 엄마의 시댁에서 상처를 언제 입었느냐고 억지말을 하는 딸들에게
배신감으로 다시 한번 상처를 입는다.
함께 살았어도, 그들과 나의 경계선은 너무도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쓸쓸했다.
그나마 너희들은 이해해 주리라 믿었는데.....
어른들은 그저 다 괜찮아야 한다고
자신들에게 복잡한 문제 같은거 물려주지 말기를 바라는 것 또한 이해하지만
엄마의 상황이 지금 극도로 불안해 있는 상태인 것 조차 다 잊어버렸다.
자식들에게 섭섭한 것, 기대하지 말라는 것, 한꺼번에 깨달아 져서
한편 소금기 조차 빠진 심심한 상태로 마음이 한가해지려 한다.
어떤 이는 할머니와 고모 때문에 늘 말썽이라고 고질병처럼 말해 왔지만
이젠 그 문제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부수적으로 늘 그들이 엮여있다 생각했지만
어제만큼은 아이들과 나의 문제인 것이 분명해졌다.
치사하지만, 하도 괘씸해서 둘째에게 용돈을 끊어버릴 거라고 말했다.
너희들이 세상 어려운 것을 세세히 모르는 모양이라고.....
이 또한 엄마의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나는 혼란에 빠졌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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