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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여름
    나의 글 2013. 7. 29. 12:28

    여름, 

    마주치는 사람들의 인사가 "여름 휴가 언제 가느냐?"라고 묻는 것이다.

     

    그저 지나치는 인사인 줄 알면서도

    고립되어 건너지 못할 강 저편,  건너 뛰어낼 힘은 고갈되어

    무슨 소린가고 한참을 쳐다 보았다.

     

    작정을 하고 보면 계곡도 있고, 푸르른 바다도 있고,

    내쳐 질러 한달음에 어딘들 못 가겠는가.

     

    마음이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의 세상은  거칠 것 없이 너른 평야로 한없는 유혹이건만

    애써 느슨한 몸 가짐을 위 아래로 겹겹이 싸매고

    핑계삼아 한바탕 소리를 냅다 질렀다.

     

    "어떻게 혼자서 두 역할의 몫을 하라는 것인지, 

     말귀 알아 듣는 너희들이 알아서 챙겨두라고....

     언니가 좀 늦게 들어오면 어째서 그냥 믿어두면 되는 것을... "

     

    큰 얘의 늦은 귀가를 성가셔 하지 않고 잠이 든 엄마에 대한 무심함에 대한 성토랄까?

     

    그 중 둘째는 기어코 말대답을 멈추지 않는다.

    "무슨 엄마가 자식한테 알아서 하라는 말이 맞아요?"

     

    옳다커니 삐딱하게 비수같은 말 하나 건져냈다 싶은 아이가

    자정 넘은 시간,

    엄마를 깨워 불필요한 소모전을 야기시켜놓은 주범이면서

    적반하장으로 원인을 엄마 쪽으로 세게 몰아부친다.

     

    그럼에도 훗날 딸들이니 에미 속 알아줄 거라고

    오지 않은 날들에 대한 미련으로

    성인군자 노릇할 여력은 무슨?

     

    "엄마는 지금 잠이 깨고 나면 밤새 뜬 눈으로 새야 하는 것을

     너희들이 알아챘다면 이러한 배려는 아주 쉬웠을텐데...."

     

    답답한 마음이어서 악을 바락바락 질렀을 수도 있고,

    끈적끈적 한여름밤의 더위 때문에 화가 났을 수도 있고,

     

    "무슨 엄마가 저렇게 철이 없냐?

      엄마 또 삐쳤나봐."

     

    지들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든지 말든지 답답함에 숨이 막힐 것 같은데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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