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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더불어 사는 삶
    나의 글 2013. 7. 19. 10:08

    선풍기 두 대의 날개를 분해해서 깨끗이 닦아 거실 바닥에 빨래처럼 널어 놓았다.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큰 아이가.

    아이 셋이 크도록 단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은 선풍기 청소를

    엄마보다 더한 살림꾼이 되어 빠득빠득 닦아.....

     

    우두커니 구들장을 이고 앉아 골방 처지라면

    해결해야 할 일 또한 나태할테지만

    우린 뚜벅뚜벅 걸음을 옮겨 오늘 하루 또 어떻게 살아내나

    삶의 지혜를 모아 생각하는 로뎅이 된다.

     

    행여나 뒤쳐질까, 하얀 백지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적어 내려간다.

    보험회사, 은행, 부가세, 시청, 약국, 팩스, 그리고 이곳에서 글 쓰기......

     

    어제의 패잔병이 오늘 다시 꼿꼿한 정신무장으로

    더 높이 날아오를 꿈을 배운다.

     

    생각을 놓지 않는 것,

    곰곰히 방도를 연구하면 하얀 박이 벌어지듯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는 지혜가 나를 감동시킨다.

    당연히 그리 하면 될 것을

    공포와 두려움에 묻혀 있다 보면

    자신의 능력을 가끔씩 놓쳐 버리기 일쑤.....

     

    아니, 자존심이 나를 성가시게 할 때가 있는 것이지.

     

    여기 저기 나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 한마디는

    장렬하게 전사하는 군인이 마지막까지 간직해야 할 보루처럼....

     

    그러나 그것을 무너뜨려야 내가 살 수 있음을

    왜 거역하려 드는가.

     

    주변에 이웃이 있고, 형제가 있고, 조카들이 있고,

    손 내밀면 나를 더 없이 반기는 그들의 눈빛을

    오히려 내가 외면하려 드는 건 아닌지,

    이 위선적 발상 때문에 두려움은 괜하게 곤혹스러움을 야기하곤 한다.

     

    그럼에도 그들보다 조금 여유가 있는 나,

    마음은 어찌 그리 옹색한 것일까?

     

    절대 누구에게라도 신세지고 살진 않겠다고 하는 다짐은

    오만함의 극치,

    이미 충분히 보탬을 받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하는...

     

    다시 한바탕 나를 또 풀어 놓자.

    기존의 내가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깨어지길 망설이는가.

     

    별 수 없다.

    누가 뭐래도 상황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그 진리에 나를 맡기는 수 밖에....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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