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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낯선 일상
    나의 글 2013. 7. 15. 19:02

    느닷없는 동생의 전화를 받고 도착한 곳은 송파의 어느 병원.

    동생이 가끔씩 피곤할 때 맞아 두곤 하는 영양제 주사를 맞잔다.

     

    볼모로 잡혀온 사람처럼 이 나이에

    새로이 차트를 만들고, 생년월일을 적고....

    의사인 동생 친구가 의아한 듯 묻는다.

    "언니, 그럼 아이는 어떻게 낳았어요?  이런 검사는 아무 것도 아니예요"

     

    혹시 모르니 피도 뽑아 두고, 조직검사도 해 보고,

    "나는 감기 조차도 하루를 넘게 앓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해 보나 마나 아무 이상 없이 나올 텐데."

     

    그들에게 나 같은 환자는 얘기가 먹히지 않는 손님일게다.

     

    진찰이 다 끝난 후, 그녀가 처방전 하나를 써 준다.

    영양제에다 비타민D를 추가시키고,

    지금 건강하다 자신해도 어느날 다리가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약간의 겁주기를.....

    그러므로 두 달치 약까지.

     

    영양제 주사 값만 내라는 것을 어찌 그러냐며

    내 나름의 계산법으로 현금이 나을 것 같아

    얼마간의 돈을 책상 위에 얹어 주고 나오는 길,

    오전의 시간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렇게 흐르긴 또 처음이란 생각을 했다.

     

    많이 낯설었다.

    무지랭이 노인처럼 버벅대던 순간이 아니라

    어색한 따라하기에 볼모로 잡혔던 내 잠시동안의 일상이

    순식간에 엉망이 된 기분,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초조하게 조율을 했다.

     

    살던대로 살아야지 이거야 원, 

    건강 알뜰하게 챙긴다고 내 운명이 달라지기라도 하나?

    나를 사랑하며 살기란 이처럼 불편한 것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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