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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막막함
    나의 글 2013. 6. 15. 11:36

    급하게 밀려오는 공포같은 것,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엄청 죄책감이 느껴지는 것,

    살아있음에 대한 증거이니 무한 감사로 여겨야 하는가?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데 아직 숨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비로소 다시 무지의 사막에서

    새 이름의 나무를 심어야 하고, 새순도 돋게 해야 하건만

    버겁게만 느껴지는 나는 아래로, 아래로

    이제 그만 위를 올려다 보는 일에 종지부를 찍을까?

    그렇지 않아도 시도도 못한 그 무모함일지언정 가당찮게 한숨을 끌어낸다.

     

    누군들 가슴 속 절절한 아픔을 추려내 씻어줄 수 있을까?

     

    사무실 앞 복숭아 나무 아래로 잘디 잔 복숭아 열매가 후두둑 떨어져 있다.

    경비 아저씨께 물었다.  알고 있는 것이 무척 많은 사람처럼...

    "밤새 비바람이 불었나요?  아깝게 아직 크지도 않은 복숭아가 다 떨어져 버렸네요."

    - 떨어져야 해. 가지치기 같은 거거든.

       이것 저것 다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정작 제대로 된 열매까지 못 쓰게 되어서

       일부러라도 흔들어 좋은 열매를 남겨둬야 하는 거예요.

     

    성경에서 말하는 쭉쟁이와 알곡의 논리인 것을 이제사 알아챈다.

     

    내게 제대로 된 알곡을 찾아낼 수 있는 혜안이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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