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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밀려오는 공포같은 것,
크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엄청 죄책감이 느껴지는 것,
살아있음에 대한 증거이니 무한 감사로 여겨야 하는가?
돌파구를 찾아내야 하는데 아직 숨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비로소 다시 무지의 사막에서
새 이름의 나무를 심어야 하고, 새순도 돋게 해야 하건만
버겁게만 느껴지는 나는 아래로, 아래로
이제 그만 위를 올려다 보는 일에 종지부를 찍을까?
그렇지 않아도 시도도 못한 그 무모함일지언정 가당찮게 한숨을 끌어낸다.
누군들 가슴 속 절절한 아픔을 추려내 씻어줄 수 있을까?
사무실 앞 복숭아 나무 아래로 잘디 잔 복숭아 열매가 후두둑 떨어져 있다.
경비 아저씨께 물었다. 알고 있는 것이 무척 많은 사람처럼...
"밤새 비바람이 불었나요? 아깝게 아직 크지도 않은 복숭아가 다 떨어져 버렸네요."
- 떨어져야 해. 가지치기 같은 거거든.
이것 저것 다 나무에 매달려 있으면 정작 제대로 된 열매까지 못 쓰게 되어서
일부러라도 흔들어 좋은 열매를 남겨둬야 하는 거예요.
성경에서 말하는 쭉쟁이와 알곡의 논리인 것을 이제사 알아챈다.
내게 제대로 된 알곡을 찾아낼 수 있는 혜안이 있었으면 좋겠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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