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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무지 쓸모 없는 자존심 따윈 개나 줘라?나의 글 2013. 6. 13. 11:53
언덕받이에서 차가 내려 옵니다.
그 언덕을 지나쳐야 하는데 막다른 길에 마주한 나는 잠시 차를 멈춥니다.
잠시 뒤로 비껴준 후 착각에 빠졌습니다.
차가 뒤로 밀릴 것 같은,
예전, 카렌스의 성능은 노쇄해서 언덕을 오를 땐 언제나 긴장을 했었지요.
힘없이 받쳐주지를 못하고 주르르.... 그리고 다시 출발을 하려면 진땀이 났던 기억
새 차가 좋긴 합니다. 멈췄다가 다시 출발을 해도 끄떡없이 버티어 주는 건강함이
나를 신나게 합니다.
요즘 엄마가 이래 저래 바뀌었다고 큰 아이는 덩달아 날개를 달아줍니다.
아빠의 능력에 기대어 더부살이 했던 날들은 이제 떨쳐버리고
밑바닥에서부터 새로 시작하라며 엄마를 몰아부칩니다.
50 넘은 나이에 묻혀 있던 나를 발견하라고 다그치는 아이들은
엄마의 능력을 아무래도 과대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은 이제 좋은 시절 다 갔으니 급하게 말고, 1년여의 기간을 두고
서서히 갈아탈 수 있는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도 합니다.
어른들은 이제 그만 쉬엄쉬엄 사는데 까지 살면 되는 거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자신들이 꿈꾸는 미래를 엄마에게서도 가능한 일인양
"엄마, 앞으론 이익이 되지 않을 자존심은 과감하게 버려. 그 딴 건 개나 줘버리라고 하잖아요.
지금 아무 것도 없다 생각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손길이 있다면 무조건 들이대요.
그리고 잘 해 내면 그 도움을 준 사람도 좋아할 거 아니예요. 엄마 선에서 지레짐작으로
미리 단절시키지 말고, 염탐을 하는 일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죠. 사람의 인맥이 그래서 중요한 거예요.
이쪽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절박하게 설명하는 것도 사는 요령이예요.
엄마는 할 수 있어요. 제2의 인생을 엄마 것으로 만들어 봐요."
대학교 3학년인 큰 얘가 엄마를 바라보는 눈빛이 갈수록 명민해진다.
엄마 그동안 힘들었으니 이제 그만 쉬어야 할텐데가 아니라....
근래들어 유난히 엄마는 자존심이 너무 강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내가 봐도 모르는 나의 성격을 아이들로 인해 확인하곤 하다니...
그렇지 않다 해도 엄마를 정확히 지적하며 결론을 내려버리니 말을 할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내게 독일까? 약일까?
내 나름 이제까지 외곬수처럼 살아온 바탕이 지금을 이뤄낸 저력인데
이렇게 살아온 일이 자칫 어리석게 바래질 것도 두렵다.
아빠가 늘 공격적으로 살아온 부분이 그리운가 보았다.
아빠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핍은 아이들을 무섭게 성장하게 한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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