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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여름 상추 그 맛....
    나의 글 2013. 6. 3. 10:43

    어머님이  기른 연하디 연한 상추의 맛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큰 얘가 챙겨온 할머니의 상추를

    나는 염치도 좋게

    맨 밥에 고추장을 얹어 한 웅큼 우적우적 입 안으로 구겨 넣었다.

     

    염려할 것도 없이 길들여진 익숙한 맛을

    애써 거부한 들 

    투정에 불과할 것이지만

    마음과 따로 노는 입맛은 자꾸 나를 배신하려 든다.

     

    "엄마, 할머니 집 내부를 다 고쳤대요!  화장실도 고치고,  도배도 새로 하고...

     팔십오세의 연세에 대단한 것 같아."

     

    가끔씩 혼자서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그 나이가 된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아이가 할머니네 가서 점심을 먹고 와야 한다길래

    골목 입구까지 태워다 주고,

    다시 태우러 가는 길.....  (요즘은 아이들이 적절히 엄마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있다. )

    "엄마, 골목으로 들어오려면 휴일이라 복잡하니까, 큰 길 소방서 앞에 있어요."

     

    간격을 조금씩 좁혀 가고 있지만

    이쯤 해서 더 이상의 진전은 쉽지 않네.

     

    '할머니 집 수리 했으면 돈 많이 들었겠다.  아픈 데는 없대?'

    - 더 늙으신 것 같아.

     

    어머님의 통장에다 얼마 쯤 돈을 더 넣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쉬지 않고 회전을 한다.

     

    멀리 한다고 걱정까지 덜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라는 끈은 맘 먹자고 함부로 끊어질 수 없음에

    안타까움은 그저 안고 가는 것이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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