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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몸의 세포 곳곳에 자리 잡으며
늙어가는 일은 진행되어 간다.
자주 보는 얼굴은 그래서 눈치 못 채지만
어쩌다 보는 얼굴은 깜짝 놀랄만큼 노화의 변화는 충격적이기도 하다.
가족이 남과 다른 것은 혹시 있었던 오해를 만회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의지에 따라서 .....
아주 명쾌하고 기분좋게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란
얼마든지 주어진다.
불편한 마음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막상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을 때
인연의 끈은 함부로 끊어낼 수 없음을 확인한다.
그로 인해 모두가 평화로울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세 아이들에게 똑같은 사진 네 장을 카톡으로 보내 주었다.
방울 토마토와 감자는 할머니네 것이고,
참외 등등은 엄마표....
"옹, 난 이제 퇴근."
"오키. 퇴근."
각각 답장은 간단했지만
그 속에서 든든한 해결사 엄마로 인한
끈끈한 소통을 확인한다.
순전히 내 예감이어도
그렇게 믿어졌으니 맞을게다.
갖고 간 참외 한 박스와 감자 한 보따리를 교환하며
어머님 방 화장대 위에다 돈 20만원을 놓고 나오니
어머님이 말씀하신다.
"항상 돈을 놓고 가니 내가 오란 말을 못하겠다."
94세의 나이도 만만찮은데,
해야 할 말, 말아야 할 말을 영리하게 구분하는
어머님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분이다.
멀찌기 떨어져서 관찰했을 때....
2022.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