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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어도 너무 봐 주었다 싶어 월세 독촉을 했다.
계산을 해 보니 2년 반은 그냥 살았던 것인데,
도리어 보일러를 새로 했으니
그 돈을 차감해야 되지 않겠냐며 당당하기도 하다.
어찌 보면 그토록 밀리게 놔 둔 것도 내 탓이지,
그 사람들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다.
내 맘 추스리느라 무관심으로 일관한.....
혹여나 악착같이 핏대 올리며
얼굴 일그러뜨리는 모습을 연출하게 될까
그도 싫었었다.
주변에서 내게 그런다.
자선사업 하는 것도 아니고
빨리 빨리 해결할 건 해 두라고.....
갑자기 이런 내가 바보스러워
핑계 김에 며칠 전 욱하며 까칠한 성질 한번 부려봤다.
"방 빼세요? 너무 많이 밀린 월세 한꺼번에 갚으려면 부담스러울테니
조금씩이라도 갚지 못할 바에는....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은 밀리지 않고 있나요?"
넙죽넙죽 그건 염려 말라고 큰 소리 치는 그 사람의 직업은 택시기사다.
열심히 일은 하는데 삶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너무 잘 이해하는 나,
"부지런히 벌어서 천천히 나누어 갚도록 해요."
그러고 말았다.
나간다고 하지 않는데,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디서 그들에게 돈벼락이라도 안 떨어지나..... 난 괜찮으니 말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