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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대찌개나의 글 2013. 2. 27. 18:43
아이와 부대찌개 2인분을 시켜놓고 앉았다.
우리끼리 마지막 만찬이라 명명하며,
아쉬웠던지 자꾸 뭔가 빠진듯
다시 가방을 흩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나선 길,
"엄마, 군대 보내는 엄마들 마음은 어떨까? 더 슬플 거야?"
- 너도 군대 갔다 생각하려구.
야트막한 냄비 속의 햄과 라면과 김치가 어우러져 맛나게 끓어 오른다.
엄마 앞의 접시에 한 국자를 떠 먼저 들라고 권하는게 마치 큰 어른 같다.
아이와 단 둘이서 외식이라곤 아마 처음일테지.
책갈피 속에 꽂아 두었던 네잎클로버 하나를 지갑 속에 넣어두라 일렀다.
무뚝뚝한 엄마는 사랑한다든지, 보고싶을거라든지 군더더기 섞인 말을 하지 않았다.
공식적인 긴 이별임에도
얼떨떨하게 시외버스표를 끊고
십분도 안 되어 아이는 차에 오르며 엄마 먼저 떠나라 손을 흔든다.
"엄마, 오늘 날씨 참 좋다. 작년 2월 말쯤이 아빠 중환자실 들어간 날이지?
어쩐지 그럴 것 같더라. "
- 그땐 이보다 추웠을텐데.
" 아니예요. 딱 오늘 같았어요."
떠날 아이는 오늘부터 많이 외로울 것 같다고 자꾸 떠들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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