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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기분
    나의 글 2013. 2. 13. 16:29

    제주도에 사는 후배 현정에게서 안부 전화가 왔다.

    경험도 없이 레스토랑을 경영하다 실패를 하고,

    지금은 동네 마트에서 카운터 일을 본지 벌써 5년째라 했다.

     

    "언니 요즘 경기 장난이 아니야? 언니는 괜찮아?"

    - 나야 경기 타령에 흔들릴 환경은 아니잖아.

      이미 회색빛 어두움에 한 발을 담그고 있으니 

      좋든 안 좋든 이미 내 소관이 아닌 거지.  더 나빠질 것도 없고....

      벌써 10개월이다.  함께 있었다면 경기가 안 좋아서 돈벌이도 시원찮다며

      불평 불만으로 얼굴을 붉혔을지 누가 아니?

      바깥 세상의 희노애락은 그냥 남의 것인 거야.  이 정도만이라도 어디냐?

      영원할 줄 알았던 사람이 없어진 세상은

      봄이면 어떻고, 겨울인들 무슨 소용이냐,  늘 한겨울을 품고 사는 것을....

     

    나보다 네 살 아래라 마흔 일곱이 되었을 속  좋은 현정이는 껄껄 웃는다.

    사람의 표정은 시시각각 마술을 부리듯

    상대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상큼한 오렌지빛이 되었다가,

    백설기처럼 흰 색이 되었다가

    현정이는  백합 같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그냥 절대적이고,

    나 또한 그녀에게 무작정 속을 보여도 부끄럽지 않아

    자존심 따위 소용없는 관계가 이런 모양일까?

     

    명절 끝에 오는 잔 부스러기를 주워 모아

    시끌벅적 요란했던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나는 이유가 있으니 귀찮은 것이 당연하건만

    내 나이의 다른 여자들도 만사가 귀찮다 말하니

    이 즈음의 나는 쌤쌤이라 좋았다.

     

    시댁이고, 친정에 다녀와 이유있을 분노로 부어있는 여자들의 부푼 얼굴을 보면서 ....

    건너방으로 넘어와 바라보는 내가 되어 있음이...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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