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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의 나이에 기적을 바람은 욕심이 아니다.
승호의 가장 친한 친구.
폐암 말기, 중환자실, 망연자실한 가족의 얼굴들,
게다가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까지
당연했던 오늘이 비극으로 변하는데 예고조차 없음을 바라보면서 .....
"꼭 다시 살아 날 거야."
그 말을 해줄 수 있다면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승호는 자신의 엄마를 회상했고, 나는 그 사람을 떠올렸다.
우리는 그 방면에선 슬픈 유경험자였다.
그처럼 부질없을 꿈이 또 있을까?
불가능.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분명 꿈일 거라고 얼마나 부정했던가?
지나온 경험이라고
삶의 집착은 이미 내 의지와 무관하게 하늘의 뜻임을 알고 말았다.
가까운 곳에서 죽음을 목격한 이후 바뀌어진 세상의 모습은
유일하게 공통된 언어로 한 마음이 될 수 있게 해 주었다.
현실이 꿈 같기도 하고,
꿈이 현실 같기도 하고......
덤으로 사는 세상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지.
그 때부터.
대수롭지 않은 일 투성이가 된 세상이 되기도 했고,
맘껏 사랑하자,
웅크렸던 수줍음조차 활짝 펼치며 그래, 그래 .....
날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잊지 않고,
누군가 어느날 문득 떠나더라도 많이 슬퍼하지 말기로 다짐을 하며 산다.
2015년 8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