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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가 되어진 청소기......나의 글 2015. 3. 17. 13:49
꼭꼭 숨겨 둔 깊은 마음까지 다 모른대도
괜찮습니다.
지루할 사이도 없이
짧아진 하루 해가 헛된 생각조차 앗아간 일,
그것이면 됩니다.
언젠가 예전의 엄마로 살아질까 되돌리는 꿈은
과거로 흘러갔지만
진심 하나로 다가선 시간들이 어느새....
변화에 적응되어가는 우리들을 확인하곤 합니다.
산산이 조각 난 삶이라고 울부짖던 날들은
어느 순간 모두가 내 탓이 되어
헤어나지 못할 악몽의 연속일 줄만 알았는데,
한 놈, 두 놈 정리된 마음은 고요를 탑니다.
어찌 보면 꿈같은 일이.
이대로 끝이 날 줄 알았었거든요.
바짝 긴장한 채 날선 감정이
갈수록 옅어질 것을 간절히 바랬던 것보다
스스로 내 버리고 가는 일이 훨씬 옳았습니다.
움켜 쥐고 놓지 못했던 숱한 감정들에서 자유로와지니
비로소 다가 온 평화.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더라도
세상은 견디고 기다리는 자의 것임을.
이사 하느라 두 개가 되어진 청소기를 나누자고
"판교에 하나 갖다 줄까?" 했더니
큰 놈 하는 말이
"필요 없는데.... 지금 것도 이상 없어요."
- 왜! 다 망가졌잖아. 엄마가 갖다 둘께.
무엇이든 다 괜찮고, 필요없단들
그대로 받아 들이자면
만날 일도 없고, 할 말도 없을 것을.
사람이 멀어지기는 참 쉽습니다.
사소한 것에서 소홀해진 후에 회복되기란 더더욱 힘들진대.
진심으로 원하는
모든 것들을 다 듣고 갈 수 없는 세상,
나쁘지 않은 일이라면
사심없이 앞으로 앞으로 가는 일만 생각하고 살기로 합니다.
아닐지 모르는 속마음을 그냥 지나쳐
아픈 상처 남으면 어쩝니까?
그러든 말든 물을 건 묻고,
청소기도 갖다 두고.
언제나 한결같은 삶이란 결국 내 소관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당신의 뜻,
이보다 단단해지기 위한 시련이라 여기고 나니 참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2015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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