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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어느새 세 번째 추석이.....
    나의 글 2014. 9. 5. 15:04

    "엄마, 이번 추석엔 어떻게 할 건가요?"

     

    며칠 전 등교길에 막내가 먼저 물었습니다.

    이번으로 어느새 세 번째 추석 명절이 되는가?

    그 첫 해엔 어땠는지,

    그리고 두 번째 되는 날엔 어땠는지 기억을 거슬러 가려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보다 성숙해진 아이들이 날짜를 상기시켜 일러 주기 전까지

    침전되었던 뭉클함이 뭉글 뭉글 올라오는 것을 방어하려는

    나의 몸짓은 언제나 담담함, 그것인데.

     

    아무 소리 없는 엄마의 반응을 기다립니다.

     

    - 이번 토요일에 추모공원 갔다 오고, 추석날 아침에는 성당에 가고....

    "예."

     

    그 사람에게 묻고 답한 적 없는 차례상을

    거하게 차릴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던듯 용케도 지금까지 내 마음대로입니다.

     

    수시로 꿈에 나타나 당신을 속상하게 한다는

    어머님의 마음을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을 것 쯤 사는동안

    속속들이 예견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사는 방법이 다 같지 않다고 틀리다 할 순 없음으로

    앞으로 앞으로만 갈 뿐입니다.

    어느새 내 사는 방향이 그리로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내 마음이 일치하면 된다는 생각만 하고 삽니다.

    주변에 덧 붙여 흔들어 대는 말들은 내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 마디씩의 참견은 그들의 위로에 버금되어질 뿐.

    정작 나와는 무관한 것들 투성입니다.

     

    그 집 며느리 참 잘 얻었다는 말, 그 소리에 취해 더 더 더.....

    지금에사 아주 솔직하게 나를 들여다 보면

    진심이기 보다 그 중에 제일이고 싶었던 위선된 욕망은 아니었을까?

    하나씩, 둘씩 순서가 뒤바뀌어

    들쑥 날쑥 떠나가는 그들을 보면서

    치열했던 삶의 전쟁도 시들어 가고 진정으로 이기적이고자 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떠난 사람은 모를 겁니다.

    남아 있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애타는 그리움이 산화되어 먹먹한 일상으로 연명하거나

    그 이름을 부르다 부르다 지쳐 볼 일 없는 세상 까부라져 가는지 조차 ....

     

    지나간 세상은 우리들의 것이었어도

    지금의 세상은 눈치 볼 것도 없는 나의 것임을,

    날이 갈수록 용감함으로 힘을 보탭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을 가슴 깊이 되새기면서 말입니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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