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세월 속의 나는......나의 글 2014. 8. 22. 13:24
여유롭게, 설렁설렁 살아가라 말들 하지만 삶을 일컬어....
참말 치열합니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머릿 속을 온통 하얗게 만들어 버릴 때는
분노의 분출구를 찾아서 미친듯 짐승처럼 포효를 한들,
어차피, 내 마음은 나만 알 뿐입니다.
가끔 오가던 지하철 출구를 코 앞에 두고 한참을 헤매었다면, 50 넘은 나이 탓이라지.
어느 사이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하거나,
생각해도 안 된다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된 나이.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들 하지만 멈출 줄 모르고 달라져 가는 현상은
늦더위와 무방하게 빠른 추석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재래시장의 풍경에서
나름의 위로를 찾습니다.
추석 명절 때 쓰라며 소금간을 살짝 한 조기 여섯 마리를 만원이라고
목청껏 외치는 뚱보 아주머니가 잔뜩 화가 났습니다.
갈치 상자 하나를 제대로 진열 못한다며, 힘 약한 남편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어도
손에 든 옥수수 한 자루를 놓지 못하고 어정쩡 서 있는 남자는
주눅이 먼저 들어 그만 스치로플 박스를 어찌 놓을지 막막한가 봅니다.
"그것도 못하냐!"고 몇 번의 퉁박을 듣고 나서야
갈치 상자를 간신히 꿰어 맞추는 모습을 한참 바라 보았습니다.
여자가 남자가 되었고, 남자가 여자가 되었구나.
세월에 밀려 역할이 뒤바뀌다 보니.
예전 같았으면,
추석 명절 준비한다고 이것 저것 사들이느라 부지런을 떨 것이었지만
지금의 내겐 전시품에 불과해져서 무조건 통과가 되었습니다.
곧바로 적응이 되었다면,
상다리 휘어지게 차례상을 준비하는 일 또한 큰 숙제로 머리 아팠을지도 모릅니다.
떠난 사람이 원하건, 그렇지 않건 내 마음으로 간단히 만들어 버린 것은
냉정한듯 해도 나름의 위안입니다.
우엉과 영양부추를 간단히 사 들었던 나는
설익은 사과와 배 등의 과일이 모양 빠지지 않게 제대로 익으려면
아직은 더 있어야겠다는
살아온 세월의 경험을 되뇌이기를.....
나이 듦은 편하게 포기하는 법을 깨닫게 된 잇점은 있습니다.
억지로 부여잡을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반 점쟁이가 되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꿰고
예외 없을 인생까지 논할 줄도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거울 속의 나는 어느 나이에서 멈춤이 되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찬란한 시절이란 언제나 과거이고, 추억이지만
"아직은 젊은 나이....."
그 말을 들을 때면, 남은 세월을 연명하듯 살아선 안되겠다는 다짐도 되살아나고.
여전히 유효한 빛나는 시절임을...... 놓치지 말고 가자.
몸과 마음이 지쳐서 쓰러질 즈음 엉뚱한 분노가 솟구쳐 오를지라도
재미나게 살다 가야지.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이 들어 가는 소리...... (0) 2014.09.03 [스크랩] 한동안엔..... (0) 2014.08.29 [스크랩] 늘상 어두움만 있다면, 어찌 살까? 그래도 빛이..... (0) 2014.08.19 [스크랩] 기쁜 날과, 아픈 날..... (0) 2014.08.09 [스크랩] 시장에서.... (0) 2014.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