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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좋은 사람
    여행 이야기 2014. 4. 18. 18:57

    사람에 대해 일방적인 집착을 사랑이라 착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내가 아직도 좋은 사람이라면 떠난 남편의 자리를 대신하여 정말 지옥같은 현실도 천국으로 만들 수 있을만큼

    가슴이 넓은 사람이어야 했다.

    살아온 날들이 위선이었던 것처럼 나의 맘은 옹졸하기 이를데 없다.

    감정의 잔상마저 남겨두고 싶지 않은 나는 참 지독하다.

    남편이 사라진 날로부터 나 자신도 함께 없는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남편과 연관된 그들이 그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참 빨리도 알아챘나 보다.

    그들과 연락하지 않는 지금이 천국 같다니?

    그가 알면 섭섭할까?

     

     처음 슬픔을 맞은 그 때는 당장 내일의 나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

    감정의 골이 이렇게 흘러갈줄을....

     

    현실같기도 하고, 꿈같기도 하고....

    어쩜 한바탕 전쟁 전후의 적막함, 

    나는 지금 차라리 견디기가 괜찮다.

    무언가 어떤 큰 일이 벌어지고 마무리도 지었는데,

    마주보며 남은 사람들끼리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들 슬픔이 옅어질까?

     

    매일이 폭풍전야의 불안감이 깃들어도 아무 일 없었던 날처럼 하루 하루 이렇게 지나가게 내버려 둘 것이다.

     

     

    2012. 10. 7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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