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스크랩] 가족
    나의 글 2014. 2. 17. 12:11

    캐리비언 베이로 물놀이를 떠나는 둘째, 

    새벽 다섯시부터 빨리 밥을 하란다.

    유부초밥 싸가기로 했으니 새 밥이 있어야 겠지.

     

    밥통 속의 밥은 좀체 줄지를 않았다.

    먹을 사람 없으니 밥 좀 그만 하라 해도 모르고 자꾸만 한 솥을 하게 된다.

    며칠 두면 누렇게 변할 걸 알면서

    오래 된 습관은 밥통이 비워져 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아이들이 다시 잔소리를 시작한다.

    "엄마, 이러다 버리는 게 더 많겠다."

    누구에게든 듣기 싫은 잔소리를 이젠 자식들에게서 듣는다.

     

    - 그냥 버려.  아깝다고 두지 말고.

     

    아이들은 이런 나를 일컬어 살림 못하는 엄마라 걱정한다.

     

    십여분 더 방바닥에 뭉기적거리려다 벌떡 일어났다.

    누렇게 변색된 밥통 속의 밥을 과감히 쏟아 붓고

    새로운 밥을 지어내려......

     

    아까운 것이 어디 이 뿐인가.

    그럼에도 묵은 것은 정말 입에 대기 싫은 것을....

     

    여섯시 반에 광역버스를 타기로 했다면서 서두르지 않는 아이의 속내를 뻔히 안다.

    엄마가 나서 도시락 싸주기를 바라는 것 쯤은,  

    딱 그만큼은 엄마에게서 받고 싶은 몫으로 남겨 두는 심술까지도.....

     

    일찍 잠에서 깨게 한 것에 또래인양 화를 내면서도

    언제 그랬나 싶게 서두르는 엄마를 보면서

    울타리를 확인하는 아이들,

     

    어쩔 수 없을 우린 변치 말아야 할 가족이다.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
    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
    메모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건  (0) 2014.02.17
    [스크랩] 아침마당  (0) 2014.02.17
    [스크랩] 야한 이야기  (0) 2014.02.17
    [스크랩] 이런 여자란  (0) 2014.02.17
    [스크랩] 엄마가 없는 사이에...... 일당은 칠만원!  (0) 2014.02.16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