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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람이 된 사람나의 글 2013. 7. 22. 13:48
주민등록등본 한 통이 들어 있는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제일 큰 언니의 아들인 마흔 넷, 조카의 것이다.
혹시나 하고 부탁한 것인데 그들은 나를 끔찍히 위하고 있었나 보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상으로.....
시청에 제출해야 할 서류는 이제 차고 넘치게 되었다.
어제는 넷째 언니가 하나를 해 주었고,
오빠의 아들이 하나를 해 주었고,
두 통만 있으면 될 것인데
너도 나도 해 주겠다 하다 보니 백에서 오십은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이제 곧 시청으로 가면 될 것이다.
관공서에 갈 때엔 언제나 완벽하게 채비를 하고 가서도 휘둘릴 판인데
이만하면 바로 무사통과할 강심장이 되어도 무방할 터....
기분이 좋다.
될 수 있으면 아쉬운 소리 안 내고 살려고 했지만
이런 때는 소리 내어도 좋다고 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다.
오히려 이렇게 도와줄 일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를 얼굴로
나를 기쁘게 했었다.
짙은 걱정은 언제나 하루만 하면 되는 것이라고
그 진리는 내가 나에게 가르쳐 준 선물
언제나 그대로 되고 있다.
살자고 하면 살아지는 세상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그는 가고 없지만
이렇듯 모난 성격은
바람을 남편 삼고, 낮 밤을 친구 삼고,
내게 와 부대끼는 모든 숨소릴랑
거부하기보다 기꺼이 끌어안을
아름다운 꽃으로 재생될 기적을 안겨 주었다.
이 기적을 믿고 나는 앞으로 앞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애처로이 슬픈 눈으로 그만 바라 보란다.
지금처럼 그렇게 자신과 닮은 수 많은 사람을 만나면 되는 것이란다.
하나의 남편보다 더 많은 친구를 거느리게 되었으니
너는 이만 천국을 가진 것 아니냐고...
바람결에 나를 간지럽힌다.
그를 바람이라 하였으니 당신은 이제 부터 나의 사람이다.
그래 고맙고 감사하다.
그럼에도 감격의 눈물 하나는 정점으로 찍어 둬야지.
아무래도 징표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
출처 : 짧은사랑 ♡ 긴 이별글쓴이 : 김민자 원글보기메모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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