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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는 일에는....
    카테고리 없음 2022. 5. 14. 14:08

     

     

     

    세인은 혼자 제주로 떠났다.

     

    코로나 격리 해제가 온전히 풀리면서 거리엔

    2년여 만에 찾아온 자유를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꽉  찼다.

    여전히 마스크는 필수지만...

     

    갇혀진 느낌, 속박 당하는 느낌에서 벗어나 

    사람들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일깨우며

    저마다 떠나길 시도했다.

     

    세계적 디자인 거장 하라 겐야의 말을 빌자면

    인생의 피크는 65세,

    행복을 정의하라면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상태라고 했다.

     

    두 달만에 파마를 하려고 단골 미용실에 들렀다.

    어떤 일을 시도하는데 있어서

    바로 지금일 때도 있지만

    정했다가 미루기를 서너번 한 후에야 임박해서 실천할 때가 더 많은 듯 하다.

     

    마음 정하기가 그만큼 소심하다는 뜻이다.

     

    스스로 솔직하지 않아서 그렇지, 

    저마다의 속마음엔 주저하는 소심함이 자리잡은 것은 분명하다. 

     

    용기 낸 이후 표출된 행동이 마음먹은 바로 이후였을지....

    그것은 묻지 않았을 뿐.

     

    그동안 상을 치르고 오늘 돌아왔다는 미용실 여자는

    66세 오빠가 고독사를....  

    그래서 혼자 살면 절대 안되는 거라고 한숨을 쉬었다.

     

    방역지원금 나오면 백만원 떼어 오빠 몫으로 나누려고 했다면서...

    안타까워 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분명히 계층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없는 사람은 나름의 셈 법으로 하루를 지탱한다.

     

    파마를 말고 잠시 기다리는 중에

    후줄근한 60대 남자와 어린 강호동 닮은 꼬마가 들어섰다.

    "우리 손자 이발 좀  부탁합니다."

    본인 머리도  이미 장발인데....  손자가 우선인 이 남자는 

    나이를 물으니 68세란다.

     

    두루 두루 이야기를 풀어내는 남자의 한달 전  사연은 

    부인이 디스크 수술하다 코로나 합병증으로 갑자기 떠났고,

    4개월 전에는 딸이 떠났고....

    잠깐 듣는데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래서 손자 엄마는요?

    없어요.

    그럼 여섯살  손자는 누가 키워요?

     

    다른 딸 하나 있는데,  나도 몸이 성치 않아서 일도 못 하고.

    한꺼번에 큰 일을 당하고 나니 하늘이 원망스럽고 

    죽을  지경이요.

     

    그러면서  여섯살 손자는  아직  아무 것도 모른단다.

     

    겉모습은  무지랭이 노인네로 보이지만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이 몸에 밴듯. . .

     

    무엇보다 자책감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모르는 사람이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아이의 이발비를 

    내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만원 한 장을 아이  손에 쥐어 주었다.

    할 수 있는게 이 것 밖에 없어서 ....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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