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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시장에서 커다란 딸기를 샀다.
채소랑 과일은 절대로 마트에서 사지 않으리라고 정해 둔 나름의 규칙은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편이다.
하나를 사려다가 다시 하나를 더 샀다.
퇴근 시간 이후의 시장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을씨년스런 날씨처럼
썰렁하고 한산했다.
딸기 한 팩에 1만5천원.
판교의 세수다가 모처럼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최근.....
나는 더 이상 바랄게 없이 편안하다.
그동안엔 크느라 아웅다웅 다툼이 잦았던 것인지
지금은 다들 자기 일을 찾아내 순항중이어서
소통이 순조로운 것인지.
세수다가 성숙할수록 우린 그들만의 언어들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게 된 일도
걱정 많은 숱한 날들에 비하면 아주 기분 좋은 일이건만
뚜렷하게 무엇이 기쁘고 즐거운 것인지 잘 모르겠다.
빠르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음만 정확히 알아갈뿐.....
2022.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