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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을 회상하면서카테고리 없음 2021. 11. 28. 08:34
버스 트렁크에서 배낭을 끄집어 내는데 힘에 부쳤다.
앞 사람이 자기 가방을 세게 꺼내느라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사서 매달아 둔 작은 조개가
떨어져 나갔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길가에 한낱 쓰레기가 되어진 작은 조각을
나는 외면할 수 없었다.
고스란히 담겨있을 그 날들의 추억?
조심스럽게 가방 한 쪽에 들이 밀었다.
어영차! 제주 집 가는데 근처 이마트도 있고
음식물이며 과일이며 지천인데도
꾸역 꾸역 집에 있던 것들을 챙겨넣었더니
무려 15키로 배낭이 되고 말았다.
내려 놓았다가 다시 메려면 끙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미련하긴 해.
하지만 그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나의 살이
아직 건재하므로
하나 하나 감사로 얼룩진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회상하면서
2021. 11. 25